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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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라의 환상적인 저녁

오후 5시. 행사를 준비한 주최측에서 근사한 저녁식사를 준비했단다. 무슨 저녁인 지 물었으나 "서프라이즈"라고만 대답할 뿐 알려주지 않았다. 차를 타고 포르테 빌리지에서 칼리아리를 향해 40분 가량 달렸더니, 풀라(Pula)라는 작은 마을이 나왔다. 예쁜 집들이 늘어선 마을 입구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니 갑자기 아코디언 음악소리가 들린다. 골목 어귀에서 할아버지가 신나게 아코디언을 연주했고 양쪽에 세워놓은 스쿠터에 걸터앉은 아가씨들이 활짝 웃으며 환영 인사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그렇게 골목을 벗어나자 예쁜 성당 앞에 작은 광장이 나타났다. 여기저기 장막이 늘어선 풍경은 흡사 우리네 장터 같았다. '이게 뭔가' 싶어 어리둥절하게 서 있자, 짜잔~ 바로 오늘의 저녁식사란다. 즉, 마을 하나를 통채로 빌려 모..

여행 2013.04.21

지중해 휴양지 사르데냐 - 포르테 빌리지(칼리아리)

세계 50대 휴양지 중 하나로 꼽히는 지중해의 사르데냐는 지중해에서 시칠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시칠리아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영토이며, 나폴레옹의 고향인 코르시카섬 바로 아래에 있다. 로마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갈아타고 옆으로 1시간 정도 날아가면 나온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제주도의 15배 크기로 꽤 크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하고, 자동차로 5~6시간 정도 걸린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사르데냐주로 따로 구분돼 있으며 주도는 칼리아리다. 사르데냐는 세계 3대 장수마을 중 하나로 유명. 학자들은 유전학적 요인이 강할 것으로 보고 연구 중이라고 하는데, 드넓은 땅덩이 위에서 방목을 하며 숱하게 걸어서 그럴 것이라는 설이 있다. 더불어 이 곳은 오래도록 이어진 근친혼에 대한 미..

여행 2013.04.19

비에 젖은 두브로브니크

"안녕하세요?" 우산을 받쳐들고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반제해변에서 플로체 게이트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앞에서 한국말이 들렸다. 젊은 남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신혼여행을 온 한국 부부였다. 하필 신혼여행을 왔는데 비가 와서 어떡하냐고 걱정했더니, "괜찮아요, 그래도 좋아요"라는 대답이 돌아 왔다. 생각해보니, 그들의 말이 맞다. 비가 온다고 투덜댔는데 그럴게 아니라, 비 오는 두브로브니크를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러고 나니 비 오는 거리가 달리 보였다. 스트라둔 대로는 빗물에 젖어 더욱 더 거울처럼 반짝 거렸고, 그 많던 사람들도 많이 줄어 사진을 여유있게 찍을 수 있었다. 모든 건물, 거리, 풍경 등이 그렇게 젖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생활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거리 카페와 상점들은 일찌감치..

여행 2012.04.16

두브로브니크 - 래디슨 블루 리조트

두브로브니크를 다시 찾을 줄은 몰랐다. 지난해 8월 여름휴가 때 처음 온 이후, IFA 프레스 컨퍼런스를 위해 이 곳을 다시 방문했다. 참으로 꿈만 같은 일이다. 파리를 경유해서 2시간을 날아 자그레브로, 거기서 다시 50분을 더 날아서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비록 멀고 고된 여정이지만, 환상적인 두브로브니크를 다시 본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만 도착한 날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아쉬웠다. 그러나 다음날은 다시 쨍한 햇볕이 비춰 다행이었다. 숙소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에서 버스로 30분쯤 달리면 나오는 자톤이라는 마을에 자리잡은 래디슨 블루 리조트. 이곳은 이름 그대로 전형적인 휴양 호텔이다. 한 쪽 건물은 호텔이고, 옆에 마을처럼 펼쳐진 건물들은 레지던스룸, 즉 우리네 콘도같은 곳이다. 호텔룸은 일반..

여행 201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