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고어 버빈스키 3

론 레인저(블루레이)

어려서 TV로 본 만화영화 중에 기억나는 작품이 두 편 있다. 하나는 1970년대 흑백 TV 시절에 꽤 인기 있던 '서부 소년 차돌이'였고, 하나는 컬러 TV 방송이 시작되며 방영된 '론 레인저'였다. 쾌걸 조로처럼 복면을 한 주인공이 흰 말을 타고 다니며 벌이는 모험이 인상적인 만화영화였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귀에 익은 '윌리엄 텔' 서곡을 변주한 멜로디가 흥겨웠다. 원래 론 레인저는 1933년 미국의 WXYZ 라디오 방송으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TV 시리즈, 만화영화, 장편 극영화, 그래픽 노블 등으로 숱하게 제작됐다. 그로부터 원작 탄생 80주년이 되는 시점에 실사 영화로 다스 등장한 작품이 고어 버빈스키(Gore Verbinski) 감독의 '론 레인저'(The Lone Ranger, 2013년)..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LE)

옛날부터 해적은 낭만과 모험의 대명사였다. 해적 하면 의례히 어딘가 몰래 숨겨놓은 보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적들은 여러 작품 속에서 실상과 달리 쾌활하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다. 루이스 스틴븐슨의 소설 '보물섬'부터 타이론 파워가 등장하는 흑백 해적 영화들,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컷스로트 아일랜드' 등 '피터팬'을 제외하고는 해적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많지 않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마찬가지. 뻔한 이야기를 3편까지 울궈먹은 이 시리즈는 보물 대신 복수와 사랑이라는 테마로 3편까지 끌어 왔다. 3편은 전세계 해적들이 연합해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는 동인도회사에 맞서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복수와 배신, 음모가 횡행한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볼거리가 많다는 점..

캐리비안의 해적2-망자의 함 (SE)

전편과 마찬가지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속편 '캐리비안의 해적2-망자의 함'(Pirates of the Caribbean-Dead Man's Chest)은 전편보다 한층 스케일이 커졌다. 전형적인 '보물섬' 스타일의 이야기에 유령선과 바다괴물 이야기가 겹쳐 재미도 늘었다. 내용은 해적선 블랙 펄 호의 선장 잭(조니 뎁)이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호의 선장 데비 존스(빌 나이)에게 쫓기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윌(올랜도 블룸)과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가 뛰어들어 어딘가에 묻혀있는 망자의 함을 찾는 모험이 벌어진다. 유령과 바다괴물 등 ILM이 작업한 볼거리가 대폭 늘어났다. 여기에 양념처럼 얹힌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아쉬운 점은 영화가 줄거리상 미완성이라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