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고이비토요 2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블루레이)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년)은 한 편의 엽기적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온통 과장된 색상과 오버 액션, 애니메이션과 뮤지컬이 뒤범벅된 영화는 장르 조차도 가리기 힘들다. 그만큼 영화는 내용부터 구성, 영상까지 모든 게 전위적이며 엽기 발랄하고 지극히 키치적이다. 야마다 무네키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뜻하지 않은 일로 학교에서 잘린 여선생 마츠코가 창녀로 전락했다가 야쿠자의 여자가 되는 등 불운한 인생 유전 끝에 황당한 죽음을 맞는 내용이다. 지극히 암울한 내용을 테츠야 감독은 시침 뚝 떼고 황당한 영상으로 코믹하게 처리했다. 마츠코의 희망은 '오즈의 마법사'를 흉내 낸 듯한 영상과 노래로, 마츠코가 겪는 험난한 고난은 붉거나 노랗게 강조되고 왜곡된 색상으로 ..

이츠와 마유미 - '고이비토요(恋人よ)'

2004년 제 4 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있기 전까지 한국에서 일본 음반을 합법적으로 구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보니 고교 시절이던 1980년대 초중반에는 이태원에서 팔던 일본LP를 복사한 카세트테이프로 일본 노래를 들었다. 그때 열심히 들었던 가수 중 하나가 이츠와 마유미다. 특히 이츠와 마유미의 애절한 발라드 '고이비토요'는 전주부터 가슴을 아리게 했다. 우리나라에선 린애가 '이별후애'로 번안해 부르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일본 출장을 가서 이츠와 마유미의 앨범CD를 여러 장 사들고 와서 고교 시절 들었던 그의 노래들을 좋은 음질로 다시 들어보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그가 서늘한 목소리로 부르는 '고이비토요(戀人よ)'는 지금 들어도 너무 좋다. [1990년대 일본 출장 때 구입한 이츠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