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그래픽노블 6

존 윅 리로드(4K 블루레이)

'존 윅 리로드'(John Wick Chapter 2, 2017년)는 화끈한 액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다.스턴트맨 출신인 채드 스타헬스키가 전작인 '존 윅'에 이어 감독을 맡았다.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매트릭스' 3부작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대역을 했던 인물로, 스턴트 전문 회사까지 차린 전문가다.매트릭스에서 주연과 대역배우로 만난 키아누 리브스와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주연과 감독으로 만났다. 스턴트맨 출신 감독인 만큼 액션 설계가 남다르다.로마 지하묘지에서 벌이는 총격전이나 현대미술관 내 싸움, 거울방 격투 등을 보면 지근거리에서 벌어지는 인물들 간에 총격전이 한 편의 쿵후 대결을 보는 것 같다. 특히 미술관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영화 '아저씨'의 막판 칼싸움을 보는 것 같다.다만..

더 키친(블루레이)

앤드리아 버로프 감독의 '더 키친'(The Kitchen, 2019년)은 때로는 여성들이 더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갱단의 일원인 남편들이 강도짓을 하다가 체포된 뒤 먹고살기 위해 여성들이 조직을 접수하는 내용이다. 원작은 올리 매스터스와 밍 도일의 그래픽 노블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3명의 여자가 헬스 키친으로 알려진 뉴욕 맨해튼의 웨스트사이드 지역을 차지하는 과정을 다뤘다. 나약하고 심지어 남편에게 얻어맞으며 죽은 듯 살아가던 여인들이 갑자기 용기가 치솟아 남자들도 못하는 일을 해낸다. 다른 조직과 흥정을 벌여 거대한 공사를 따오기도 하고 정적들을 제압하기도 한다. 언뜻 보면 여성 전사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활약을 펼치는 여성들은 아니다.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처..

300: 제국의 부활 (블루레이)

기원전 6세기에 등장한 페르시아 제국은 멀리 인도부터 그리스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이었다. 계속 영토를 확장하니 이웃 국가들과 부딪치는 것은 당연한데, 그 중에서도 그리스와 전쟁을 벌인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분노와 복수가 씨앗이 된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기원전 500년, 페르시아 통치 아래 있던 그리스 도시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막강한 군대를 보내 반란을 진압했는데, 기원전 494년 라데 전투에서 크게 패한 이오니아도 그 중 하나였다. 문제는 아테네가 이오니아를 지원했다는 점이다. 다리우스 왕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아테네에 분노해 이들을 혼내주고자 기원전 492년 전쟁을 일으켰다. 그러나 첫 번째 원정은 폭풍우로 페르시아 함대가 난파되면서 실패했다. 2년 후인 기원전..

페르세폴리스

마르잔 사트라피와 뱅상 파로노가 공동감독한 '페르세폴리스'(Persepolis, 2007년)는 독특한 애니메이션이다. 그래픽 노블로 유명한 마르잔 사트라피의 동명 원작을 언더그라운드 애니메이터인 뱅상 파로노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내용은 팔레비 왕정이었던 1978년부터 호메이니의 혁명 기간까지 16년간 이란의 모습을 담았다. 실제로 이란에서 나고 자라 오스트리아에서 유학한 사트라피의 자전적 경험이 대부분 녹아 있다. 온 몸을 검은 차도르로 가리고, 미국 문물을 모두 거부당한 채 암흑같은 혁명기를 살아야 했던 소녀는 유학을 가서도 이방인으로서 살아야 하는 또다른 아픔을 겪는다. 결국 이란으로 돌아오지만 완고한 종교가 지배하는 강압적인 체제에 짓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결혼까지 실패해 결국 이..

오블리비언 (블루레이)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 , 2013년)은 볼거리로 승부를 거는 영화다. 감독이 직접 입안한 훌륭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영화의 컨셉을 잡고, 이를 토대로 그래픽노블까지 만들었다. 구름 위로 우뚝솟은 등대처럼 외로이 떠있는 스카이타워와 헬기를 연상케 하는 버블십, 미래의 오토바이 등 감독의 메카닉 디자인은 그만큼 시각적으로 훌륭하다. 여기에 광활한 아이슬란드의 대자연과 하와이 화산지대에서 찍은 영상은 자연 그대로 훌륭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고 와이드한 영상을 잘 살린 이 작품은 블루레이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하지만 다른 SF영화들과 비슷한 이야기의 기시감과 단선적인 줄거리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핵 전쟁 이후 멸망한 미래의 지구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