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그레고리 펙 4

나바론 요새(4K)

J 리 톰슨(J. Lee Thompson) 감독의 '나바론 요새'(The Guns Of Navarone, 1961년)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연합군의 특공작전을 다룬 전쟁영화다. 그리스 인근 섬에 고립된 영국군을 구출하기 위해 연합군 특공대가 독일군이 나바론섬 요새에 설치한 거대한 대포를 폭파하는 이야기다. 원작은 알리스테어 맥클린이 쓴 소설이다. 실화는 아니고 유사한 특공작전에서 영감을 얻어 쓴 허구다. 나름 전쟁영화의 고전처럼 평가받는 작품인데,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은 고인이 된 대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2003년 세상을 뜬 '백경'과 '오멘' '로마의 휴일'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Gregory Peck)이 특공대장 격인 맬러리 대위를 연기했고, 2001..

로마의 휴일(블루레이)

1955년 국내 개봉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1953년)은 이탈리아(Italy)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로마(Rome)라는 놀라운 도시를 알렸다. 언감생심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는 일을 꿈도 못 꾸던 시절에 사람들은 그렇게 스크린으로 로마를 구경했다. 이런 사정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여권을 발급받아 해외로 갈 수 있었던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른 뒤 자신감을 얻은 전두환 정권에서 1989년 1월 1일 해외여행 자유화를 시행한 이후였다. 로마를 제대로 알린 첫 사랑 같은 영화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보다 먼저 만난 로마를 30년이 넘게 스크린으로만 구경했다. 이후 로..

오멘 (블루레이)

학창 시절 떠돌던 흉흉한 괴담 중에 '666' 괴담이 있었다. 악마를 상징하는 666이란 숫자가 신체 어딘가에 새겨져 있으면 악마의 자식이란 얘기였다. 아이들은 누가 악마인지 찾는다며 서로 여기저기 뒤지고 놀리며 북새통을 떨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666 괴담의 근원이 바로 리처드 도너(Richard Donner) 감독의 '오멘'(The Omen, 1976년)이었다. 오멘은 그만큼 '엑소시스트'와 더불어 오컬트 영화의 상징 같은 작품이다. 정작 제작진들은 공포물로 꼽히는 것을 싫어했지만, 누가 뭐래도 오멘은 1970년대를 대표하는 공포물이다. 오멘이 특이한 것은 귀신이나 괴물 등 상상 속 존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로 공포심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내용은 요즘 시각에서 보면 특별할 게 없다. 악마의 ..

오멘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Omen, 1976년)과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는 1970년대를 대표하는 오컬트 영화다. 두 작품 모두 성경에 기반을 둔 으스스한 악마 이야기로 당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엑소시스트'가 선의 승리로 끝나는 반면 '오멘'은 선의 패배를 다뤄 더 큰 충격을 줬다. 특히 오멘은 그다지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더욱 섬뜩한 느낌을 줬는데, 비결은 바로 누구나 악마라고 생각할 수 없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를 적 그리스도로 선정한 파격 때문이었다. 덕분에 이 작품은 무려 4편의 후속시리즈가 만들어질만큼 인기를 끌었으나 뒤로 갈 수록 이야기가 황당하고 만화같아진다. 올해 등장한 리메이크작은 보지 않았으나 원작의 아우라를 얼마나 흉내냈는지 궁금하다. 오멘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