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그레이스 켈리 2

이창(4K 블루레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명작 '이창'(Rear Window, 1954년)을 보면 아파트가 감옥 같다. 각각의 독립된 가구는 거대한 교소도의 감방처럼 보이며 이들을 지켜보는 제임스 스튜어트는 간수같다. 히치콕은 산업화와 도시화의 산물인 아파트를 소재로 공포스런 밀실 스릴러를 만들었다. 실제로 아파트 주민들은 커다란 건물에 함께 살지만 옆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현대인의 무관심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은 이웃집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살인을 다뤘다. 정작 옆집에서는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아무도 모르다가, 개가 죽어 비명을 지른 여인 때문에 모든 사람이 뛰쳐나와 관심을 기울이는 장면으로 히치콕은 현대인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이러고도 이웃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여인의 외침이 이를 단적..

다이얼 M을 돌려라 (블루레이)

서스펜스극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1950년대 초반 한창 불던 입체영화 바람을 타고 입체영화를 한 편 기획한다. 그 작품이 바로 '다이얼 M을 돌려라'(Dial M for Murder, 1954년)이다. 그러면서도 히치콕 감독은 입체영화 붐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를 찍는 도중 입체영화 열기가 사그러들었다. 그래서 특수 카메라를 동원해 입체영화로 찍었지만 개봉은 주요 도시 몇 군데서만 입체영화로 하고 나머지들은 일반영화로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2D와 3D를 모두 볼 수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영화의 기본 틀은 추리극이다. 아내의 유산을 노린 남편의 교묘한 살인극이 뜻하지 않은 일과 형사의 집요한 추리로 가면을 벗는 내용. 한 편의 잘 꾸민 추리극이긴 하지만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