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는 곧잘 영화 속 소재로 등장한다. 일일이 이름을 외우기 힘들만큼 온갖 신들과 영웅이 등장하기 때문. 무엇보다 그리스 신화의 특징은 신들이 선악의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 신들은 인간처럼 분노하고 질투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욕심도 부린다. 그러니 더 할 수 없이 좋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타셈 싱 감독의 '신들의 전쟁'(Immortals, 2011년)도 그런 영화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를 고스란히 갖다 쓴 것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 내용을 왕창 바꿨다.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인 테세우스는 졸지에 사생아가 돼버렸고, 태양신 하이페리온은 개망나니 폭군으로 둔갑했다. 그렇게 설정을 바꿔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만들어 놓고, 만신전의 신들이 총출동해 테세우스를 도와 하이페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