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결 감독의 '가장 보통의 연애'(2019년)는 남녀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은근한 로맨스를 유쾌하게 그려낸 영화다. 그 시작이 이별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고 뜻밖의 우연으로 운명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면서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재훈(김래원)은 연인과 충격적인 이별을 겪고 난 뒤 매일 술에 취해 마감한다. 그의 직장에 새로 들어온 선영(공효진) 역시 예상치 못한 이별로 회사를 옮겼다. 둘 사이에 이어질 것 같지 않은 끈은 우연한 술자리와 서로에 대한 동병상련, 호기심이 겹치면서 반전의 기미를 보인다. 이 과정을 영화는 유쾌하고 시원하게 풀어낸다. 두 주인공의 만남은 철없는 청춘남녀의 닭살 돋는 연애도 아니고 세상사에 찌든 중년의 곰삭은 거리재기도 아니다. 현재 상황을 깔끔하게 인정하는 적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