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미숙 2

세븐 데이즈

원신연 감독의 '세븐데이즈'는 꽤 잘 만든 스릴러다. 유괴 사건 속에 살인 사건을 집어넣는 복잡한 방식의 액자식 구성을 선택했는데도 두 가지 사건이 얽히지 않고 하나의 줄기를 향해 일관되게 흘러간다. 그만큼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고 연출과 편집이 긴장감 넘친다. 원 감독의 타이트한 연출도 돋보였지만 기본이 되는 시나리오가 우수하다. 원래 이 작품의 시나리오는 윤제구 감독 작품이다. 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 뒤 지난해 김선아를 주연배우로 기용해 '목요일의 아이'라는 제목으로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그러나 감독과 주연배우가 불화를 빚으면서 제작이 중단됐고 급기야 제작사는 김선아와 소송까지 벌였다. 바톤을 이어받은 원 감독은 원래 스턴트맨 출신. '피아노맨' 무술감독, '넘버3'의 무술담당, '여고괴담' 등에서..

영화 2007.12.01

말아톤 (CE)

흥행 성적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관객 520만 명이라는 수치는 여러 가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아니하느니만 못한 법,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 자폐아 마라토너 배형진 군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정윤철 감독의 '말아톤'(2004년)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가슴 따뜻한 휴먼드라마다. 하지만 500만 명이나 들만한 영화인지 의문이다. 흔히 장애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드라마가 눈물에 호소하기 일쑤인데, 이 작품은 강요하는 듯한 감동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덕분에 차분하면서도 침착한 이야기 진행은 오히려 극적인 장면을 나열해 눈물을 짜내는 것보다 더 호소력 있다. 그렇지만 거꾸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심심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장르영화의 도식을 피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