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성훈 2

공조 (블루레이)

북한은 참 좋은 영화 소재다. 대결의 상대나 화해와 협력의 상대 등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액션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변주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남북화해 분위기를 타고 '강철비' '브이 아이 피' 등 서로 협력을 다룬 영화들이 여러편 나왔다. 김성훈 감독의 '공조'(2016년)도 그런 영화다. 북한에서 사람을 죽인뒤 달러를 위조할 수 있는 동판을 들고 서울로 달아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김주혁)를 잡기 위해 특수부대원(현빈)이 방한 사절단에 섞여 내려온다. 양국 정부간 사전 교감에 따라 남한 형사(유해진)가 현빈과 협력해 공조 수사를 하게 된다. 남북한 형사들이 서로 협력해 범인을 잡는다는 설정이 특이하고 신선하다. 하지만 이후 벌어지는 사건 전개는 도식적인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끝까지 간다 (블루레이)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2013년)는 신나는 액션게임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아무때나 시작해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즐길 수 있는 액션게임처럼 이야기의 전후맥락을 거두절미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집중했다. 내용은 어느날 우연히 교통사고를 낸 뒤 시체를 감춘 형사가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협박 당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일이 꼬여도 너무 꼬인 주인공의 상황이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내며 이를 통해 보는 사람의 아드레날린이 솟게 만든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시종일관 이선균이 맡고 있는 형사 위주로 흘러간다. 주변 동료 형사들은 거의 곁가지 수준이며, 주인공을 압박하는 악당 조차도 캐릭터 설명이 불충분하다. 이처럼 지나치게 주인공에만 집중하면 영화가 속도감있게 흘러 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