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우빈 4

마스터(블루레이)

2008년 발생한 조희팔 사건은 희대의 사기사건이었다. 그는 비싼 의료기기를 구입해 빌려주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아 돈을 들고 튀었다. 그가 사기를 쳐서 갖고 사라진 돈이 자그마치 약 5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만 3만 명이 넘었고 10여 명이 자살하는 등 사회적 여파가 큰 사건이었다. 압권은 2012년 국내에 전해진 그의 사망소식이다. 중국으로 달아난 조희팔이 성형 수술을 하고 숨어 다니다가 2011년 말 돌연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의 유족들은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그를 살해했다며 장례식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장례식 영상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은 사망 소식조차 조작으로 봤다. 실제로 유골의 유전자(DNA) 감식을 시도했으나 화장을 해버린..

스물 (블루레이)

이병헌 감독의 '스물'(2015년)은 이제 막 성인으로 접어든 청춘들에게 바치는 재치있는 송가다.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세 배우가 연기한 극 중 세 명의 청년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대 젊은이들을 대표한다. 진로에 대한 고민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 사랑과 실연의 상처 등이 서로 얽히며 웃음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딱히 무게잡고 '청춘이란 이런거야' 식의 진지한 메시지를 던지려 하지 않아서 좋다. 자연스럽게 그 또래들이 겪을 만한 이야기를 통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굳이 힘 주지 않고 편하게 웃으면서 즐기다 보면 지나간 20대 기억이 아련하게 스쳐 지나가며 되돌아 보게 만드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이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는데 각각 개성 있는 세 명의 캐릭터를 맛깔..

스물

"누가 스무살이 좋을 때래?" 영화 속 동우(준호)가 내뱉는 대사가 이병헌 감독의 '스물'이 어떤 영화인 지 말해 준다. "그때가 좋은 때"라고 지나가듯 말하는 어른들의 얘기에 과연 그런지 반문하듯 전개되는 영화다. 그런데 그 내용이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배꼽빠지게 웃기고 재미있다. 고교 친구인 치호(김우빈), 경재(김하늘), 동우(준호) 세 친구가 맞는 스무살은 어른들이 생각하듯 마냥 푸르고 즐겁지 많은 않다. 연애는 뜻대로 되지 않고 꿈을 향한 길은 멀다. 그렇게 좌충우돌 깨지고 부딪치며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이 웃기면서도 안타깝다. 그럼에도 절대 심각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Y담을 섞어 자조하며 넘기는 것도 어찌보면 청춘이기에 가능하다. 버디 무비의 형식을 띠면서도 이들이 빚어내는 갖가지 에..

영화 2015.03.27

친구2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개봉 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영화 중 진정한 최고 흥행 영화는 2001년 상영한 곽경택 감독의 '친구'로 봐야한다는 얘기를 했다. 역대 톱 10에 든 영화 중 유일한 18세 미만은 볼 수 없는 연소자 관람불가 영화였기 때문. 봉 감독은 "지금처럼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동시에 똑같은 영화가 여러 편 걸리는 것도 아니고,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적은 스크린에서 성인 관객으로만 8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은 지금으로 치면 1,70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당시 '친구' 신드롬은 젊은 사람부터 나이든 사람까지 극장을 찾을 만큼 대단했다. 총각시절 가보고는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는 40, 50대가 수두룩했던 것은 '친구'가 가진 향수 때문이었다. 후크를..

영화 201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