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나폴레옹 4

피렌체의 보물창고, 피티 궁전

피렌체를 관통하는 아르노강 남쪽에 위치한 호텔 룬가르노에 묵는다면 피티 궁전(Pitti Palace)이 아주 가깝다. 베키오 다리에서 반대 방향으로 큰길 따라 걸어서 5분 정도 내려가면 바로 만날 수 있다. 궁전 앞에는 비스듬하게 광장이 있는데 오후 되면 사람들이 이 곳에 모여 앉거나 누워서 얘기를 나눈다. 궁전 벽 한쪽에 티켓박스가 있어서 이 곳에서 표를 구입해야 입장할 수 있다. [피티 궁전 전경. 건물 앞쪽에 둥그스름하고 비스듬한 작은 광장이 있다.] 티켓은 박물관과 보볼리 정원용을 각각 팔기 때문에 두 곳을 모두 보려면 양쪽 티켓을 함께 구입해야 한다. 이 곳을 보고로 부른 이유는 방대한 미술품과 생활용품, 그리고 훌륭하게 조성된 정원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티 궁전은 원래 피렌체의 은행..

여행 2017.11.20

그들이 떠난 파리, 로댕 박물관과 앵발리드

11월17일은 현대 조각의 문을 연 거장으로 꼽히는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1840년 파리 빈민가 라바레트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태어난 로댕은 어려서 근시에 몸이 약하고 내성적이어서 학교 생활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했다. 그림그리는 것만 좋아했던 그는 당연히 성적이 좋지 않아 문맹을 겨우 면한 상태에서 졸업했다. 14세때 루이14세가 누구나 입학할 수 있도록 세운 무료 미술학교에서 점토를 처음 본 로댕은 여기에 흠뻑 빠져 조각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로댕 박물관. 로댕은 37세때 살롱전에 '청동시대'를 선보이며 센세이셔널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처음으로 대리석에서 벗어나 청동을 사용한 조각으로 현대 조각의 문을 열었다.] 그래서 미술전문교육기관인 에콜 데 보자르에서 공부를 하..

여행 2015.11.15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 & 튈르리 공원

오페라 가르니에(Opera Garnier)는 파리에 머무는 동안 묵었던 호텔이 근처여서 가장 자주 본 건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곳은 2,200석 규모의 오페라 전문 극장으로, 오페라 공연을 위한 복잡한 무대장치와 호화로운 연회홀 등을 갖추고 오페라와 발레 등을 주로 공연했다. [오페라 가르니에의 발코니 방면] 이 건물이 얼마나 대단한 지 보려면 오르세 미술관을 가보면 된다. 거기에 복잡 다단한 내부 단면 모혐이 전시돼 있다. 오페라, 발레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 곳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가스통 루르의 유명한 소설 '오페라의 유령'과 이를 토대로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과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3세 시절, 파리 개조 계획이 추진되며 건설된 이 곳은 ..

여행 2015.09.06

전쟁과 평화 (블루레이)

'자이언트'처럼 원작소설보다 더 잘만든 영화가 있는 반면, 원작소설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화도 있다. 킹 비더 감독의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1956년)는 후자에 속하는 영화다. 레프 톨스토이가 1864~1869년에 쓴 이 장편소설은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때 휘말린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인생사를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만 600명이 넘는 대작인 만큼 내용이 워낙 방대해 쉽게 줄이기 힘든 작품인데 영화는 이를 약 3시간 20분 분량으로 압축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 전개를 쫓아가기에 급급해 정작 톨스토이가 강조한 메시지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원작의 중요한 주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룬 삶에 대한 자세다. 귀족의 명예를 중시해 고귀하게 사는 삶을 중요하게 여긴 안드레이 공작이 전쟁을 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