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늑대인간 5

언더월드 블러드 워(4K)

안나 포에스터(Anna Foerster) 감독의 '언더월드 블러드 워'(Underworld: Blood Wars, 2016년)는 언더월드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좀비와의 대결을 집요하게 우려먹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처럼 이 작품은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대결을 사골 국물처럼 계속 우려낸 시리즈물이다. 관건은 매번 똑같은 소재인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패싸움을 다르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뻔한 소재인 만큼 한계가 있어서 매 작품마다 변화를 준다고 주지만 거기서 거기고 크게 다르지 않다.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만 조금씩 바뀔 뿐이다. 이 작품은 수백 년간 숨어 지내온 북구의 흡혈귀족들을 새롭게 등장시켜 전작들과 차별화를 꾀하며 고성에서 일대 전쟁을 치른다. 여기에 흡혈귀 내부에 권력을 둘러싼 암..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4K)

사골 국물처럼 거듭 우려먹는 시리즈가 '언더월드'와 '레지던트 이블'이다. 공교롭게 두 시리즈는 닮았다. 여전사가 주인공인 점도 그렇고,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 불멸의 능력을 타고났으며 사람이 아닌 괴물들과 싸운다는 점이 그렇다. 특히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제작진이 마음만 먹으면 계속 시리즈를 거듭할 수 있다. 스웨덴의 만스 말린드와 비욘 스테인이 공동 감독한 '언더월드 4 어웨이크닝'(Underworld : Awakening, 2012년)은 대를 잇는 이야기로 시리즈가 진화됐다. 흡혈귀와 늑대인간 사이에 태어나 양쪽 모두의 발전된 능력을 지닌 아이를 여전사가 보호하는 내용이다. 흥행에서 재미를 못 본 3편 이후 6년 만에 여전사 셀린느로 돌아온 케이트 베킨세일(Kate Beckinsale)은 액션과 ..

런던의 늑대인간 (블루레이)

늑대인간 만큼 공포영화의 단골로 쓰인 소재도 흔치 않다. 어느 집단에도 속하지 못하는 돌연변이의 아픔과 공포가 잘 녹아있는 소재이기 때문. 늑대인간을 다룬 영화 중에 단연 압권이 바로 존 랜디스 감독의 '런던의 늑대인간'(An American Werewolf in London, 1981년)이다. 1935년에 헨리 헐이 출연하는 동명의 작품이 있지만, 웃음을 적절히 섞고 기가 막힌 특수 효과가 가미된 이 작품이 한 수 위다. 각본을 직접 쓴 랜디스 감독은 이 작품을 위해 11년을 기다렸다. 19세때 쓴 대본을 1980년이 돼서야 영화화 할 수 있었다. 이야기는 다른 늑대인간 영화와 대동소이하다. 영국을 배낭여행중이던 미국 청년들이 벌판에서 늑대인간에게 물려 흉칙한 괴물이 되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

나자리노

아르헨티나의 레오나르도 파비오 감독이 만든 '나자리노'(Nazareno Cruz Y El Lobo, 1974년)는 참으로 독특한 영화다. 국내에선 보기 드문 아르헨티나 영화라는 점이 그렇고, 공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멜로물에 가까운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라는 점이 그렇다. 1976년 명보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국내에선 정작 내용보다 음악이 더 유명하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독일 작곡가이자 가수인 미카엘 홀름이 1974년 발표한 'Traenen luegen nicht'란 노래를 주제곡으로 사용했는데, 이 영화로 유명해진 뒤 미국의 자니 마티스가 'When a Child is Born'이라는 팝송으로 다시 불러 1976년 빌보드차트 5위까지 올랐다. 요즘도 FM 영화음악 코너에서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울프맨 (블루레이)

빼놓을 수 없는 납량특집물로 한국의 구미호가 있다면 유럽에는 늑대인간이 있다. 그만큼 여름이면 찾아오는 낯익은 존재들이다. 어려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무서웠지만 이제는 하도 봐서 그런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무섭다기보다 슈퍼히어로를 보는 것 처럼 친숙하다. 조 존스톤 감독의 '울프맨'(The Wolfman, 2010년)은 바로 늑대인간의 최신판이다. 늑대인간에게 물려 늑대인간이 돼버린 사나이의 슬픈 운명을 다룬 내용은 익히 알려진 만큼 이 작품은 분장과 특수 효과로 승부를 건다. 즉, 늑대인간을 얼마나 그럴 듯 하게 묘사했는지가 관건이다. 그 부분 만큼은 꽤 높은 점수를 줄 만큼 잘 만들었다. 주인공을 맡은 베네치오 델 토로가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과정은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