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다르덴 형제 2

내일을 위한 시간(블루레이)

다르덴 형제가 만든 영화들의 공통점은 피사체를 항상 담담하게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 어떤 슬픈 드라마나 극적인 이야기가 녹아 있어도 배우들의 연기나 표정,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카메라는 항상 일정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바라본다. 마치 이야기 자체의 그 어떤 거짓이나 과장 없는 팩트 그 자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영상이다. 어찌보면 오랜 기간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체득한 그들만의 언어일 지도 모른다. 유독 다르덴 형제의 담담함이 무섭게 다가오는 영화가 바로 '내일을 위한 시간'(Deux jours, une nuit, 2014년)이다. 이 영화는 병 때문에 휴직했다가 복직하려는 여인을 회사가 구조조정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선택을 같은 동료들에게 맡겼다. 보너스를 받을 것인 지, 여인의 복직을 받아들일 지..

자전거를 탄 소년(블루레이)

굳이 변진섭의 '홀로 된다는 것'의 노래말을 빌리지 않아도 홀로 남겨진 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하물며 어린 소년에게는 말할 것도 없다. 믿었던 보호자가 사라진다는 것은 세상이 통째로 없어지는 것과 다름없는 커다란 상실감이다. 다르덴 형제가 만든 '자전거를 탄 소년'(Le Gamin Au Velo, 2011년)은 상실에 관한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 소년에게 세상은 곧 아버지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소년은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다르덴 형제는 아버지와 헤어져 홀로 고아원에서 자라야 했던 소년이 느끼는 상실감과 아픔을 담담하게 다뤘다. 무턱대고 눈물을 강요하지 않고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끊임없이 흔들리는 카메라를 통해 소년에게 다가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