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데이비드 맥켄지 2

로스트 인 더스트(블루레이)

데이비드 맥켄지 감독의 '로스트 인 더스트'(Hell or High Water, 2016년)는 황량한 텍사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대판 서부극이다. 내용은 연달아 은행을 터는 두 형제와 이를 쫓는 보안관들의 이야기다. 두 형제는 마치 서부개척시대 무법자들처럼 복면을 쓴 채 은행을 털고, 보안관들은 현상금 사냥꾼처럼 이들의 뒤를 쫓는다. 얼핏 보면 선과 악이 대비되는 구도이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악은 따로 있다. 바로 금융자본주의의 주역인 은행이다. 평생 죄 한 번 짓지 않고 산 주인공(크리스 파인)은 어머니가 은행에 진 빚 때문에 유일한 유산인 농장을 은행에 빼앗기게 되자 이를 막기 위해 총을 든다. 먼지 풀풀 날리는 황량한 농장이지만 주인공에게는 이혼한 아내와 자식들을 지킬 삶의 기반이자 터전이다. 은..

영 아담

1950년대 영국 어느 촌마을에 운하를 따라 여인의 시체가 떠내려온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알렉산더 트로치의 원작을 각색, 감독한 데이비드 맥켄지(David Mackenzie) 감독의 '영 아담'(Young Adam, 2003년)은 여인의 과거를 되짚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들춰낸다. 특히 죽음 앞에서 양심과 살아남으려는 본능 사이에 갈등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 그러나 갑갑한 상황만큼 영화는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지 못해 보는 이를 답답하게 옥죄인다. 캐릭터를 살리려다 보니 전체적 구성의 맥이 풀려버렸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부족한 오락성을 채우려고 배우들의 전라 연기를 강조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 영상은 화질이 그다지 좋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