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영화를 만들기로 유명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네이키드 런치'(Naked Lunch, 1991년)는 그의 전작인 '플라이'처럼 충격적인 영상으로 가득 찬 작품이다. 1950년대 미국의 비트 제너레이션을 대표하는 소설가 윌리엄 버로우즈의 원작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마약, 동성애, 살인 등 금기시된 소재를 기이한 영상으로 비틀어서 표현했다. 감독은 검열을 피해서 순화시켰다고 밝혔지만 그래도 다른 작품에 비하면 속이 거북한 그림 투성이다. 여기에 여성을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으로 볼 만큼 별난 철학을 가진 버로우즈의 세계관이 결합돼 난해한 작품이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평단은 이 작품을 1991년의 대표작으로 추켜올리며 열광했다. 기존 영미문학과 다른 실험적 글쓰기와 소재의 차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