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데이빗 린치 2

멀홀랜드 드라이브(블루레이)

데이빗 린치 감독은 기괴한 이야기를 이용해 몽환적이고 충격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인 '이레이저 헤드' '블루 벨렛' '광란의 사랑'과 '트윈 픽스' 등을 보면 세상에서 보기 힘든 충격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트윈픽스' 분위기가 강한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 혹은 꿈, 현재와 과거 시점이 마구 뒤섞여 있다. 그렇다 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할 수 있는데, 린치 감독은 한 술 더 떠서 해답을 보는 이들에게 맡겼다. 즉, 감독이 정답을 규정하기 보다 각자의 생각대로 해석하는 열린 결말을 지향했다. 그런 점이 오히려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동양화의 특기인 여백의 미처럼 보는 사람들이 생각할 여지를 주기도 ..

광란의 사랑 (블루레이)

'광란의 사랑'(Wild at Heart, 1990년)은 충격적인 영화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데이빗 린치 감독의 초기작이다. 제목 그대로 남녀 주인공의 거침없는 사랑에 얽힌 모험담이다. 그러나 남녀 주인공인 세일러(니콜라스 케이지)와 룰라(로라 던)의 사랑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아름답고 가슴아픈 사랑이 아니다. 둘의 사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피해 목숨을 건 여행을 떠나며 폭력과 피로 점철된다. 데이빗 린치가 본 90년대 청춘 남녀의 사랑은 그런 식이었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광기로 가득차다보니 사랑 또한 결코 순애보일 수 만은 없었던 것.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데이빗 린치가 불신과 광기로 가득찬 90년대 미국의 청춘들에게 바치는 송가다. 언제나 그렇듯 데이빗 린치 특유의 불편하고 잔혹한 폭력 장면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