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돈 존슨 3

나이브스 아웃(4K 블루레이)

라이언 존슨(Rian Johnson) 감독의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 2019년)은 한 편의 잘 짜인 추리소설 같은 영화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전형적인 밀실 추리소설 형태를 따르고 있다. 유명한 추리 소설 작가의 생일을 맞아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추리 소설 작가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게 된다. 경찰과 함께 유명한 탐정 블랑(다니엘 크레이그, Daniel Craig)이 사건 해결을 위해 투입된다. 정통 추리소설 같은 영화 이후 전개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따른다. 경찰과 탐정이 그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 증언을 들으며 사건의 얼개를 꿰어 맞추는 식이다. 이 가운데 증언의 허점을 찾아 범인을 찾아내는 두뇌 게임이 펼쳐진다. 누구는 거짓말을 할 것이고 누구는 ..

마셰티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마셰티'(Machete, 2010년)는 B급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드리게즈 감독 특유의 광폭한 액션과 과장된 특수효과가 폭발하듯 터져 나온다. 그만큼 '데스페라도' '황혼에서 새벽까지' '플래닛 테러' '씬 시티' 등 로드리게즈 감독의 과격한 영화들을 좋아한다면 아주 즐겁게 볼 만한 작품이다. 반면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없거나 B급 영화가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 더없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영화는 신체 절단이 예사롭지 않게 나온다. 우리의 주인공 대니 트레조가 마체테라고 부르는 정글도를 애용하는 탓에 악당들의 팔다리는 물론이고 머리를 무 자르듯 잘라 버린다. 여기에 총격전이 난무하고 생전 누드를 보여준 적 없는 제시카 알바와 린제이 로한이 ..

장고 : 분노의 추적자 (블루레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 2012년)는 주인공 이름과 주제가만 빌려 왔을 뿐 이탈리아 감독 세르지오 코르부치가 1966년에 만든 원작인 '쟝고'와 완전히 다른 영화다. 따라서 코르부치의 원작 서부극을 봤다면 깨끗이 잊어버리고, '펄프픽션' '킬 빌' 등 재기 넘치는 타란티노식의 퓨전 서부극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 타란티노 감독이 이 작품에서 겨냥한 것은 노예제에 뿌리를 둔 미국의 인종 차별이다. 내용은 도망 노예 신분에서 현상금 사냥꾼이 된 흑인 장고가 어디론가 팔려간 아내를 찾고 못된 백인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장르는 서부극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도사리고 있다. 노예 인신매매부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모임인 큐클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