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돈의 맛 2

돈의 맛 (블루레이)

임상수 감독이 전작 '하녀'에 이어 '돈의 맛'(2012년)에서도 가진 자들의 부도덕함에 메스를 들이댔다. 이번에 겨냥한 상대도 역시 최상위 1%에 해당하는 부유층이다. 전작에서 전도연이 그들의 부도덕함을 낱낱이 살펴보는 고발자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하인 격인 김강우가 맡았다. 영화는 요즘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돈에 얽힌 병폐들을 집약했다. 더 많은 돈을 벌거나 죗값을 치르지 않기 위해 벌이는 권력층을 향한 뇌물공세와 문란한 성생활 및 마약,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도덕 불감증까지 총동원됐다. 뿐만 아니라 부유층과 바람난 가정부로 필리핀 여자를 선정해 점점 늘어나는 동남아 노동자들의 문제도 다뤘다. 이 모든 것을 임 감독은 돈 때문에 벌어지는, 돈의 맛에 취한 부작용으로 봤다. 그런데 욕심이 과했다..

돈의 맛

임상수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욕망에 천착한다. '하녀'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처녀들의 저녁식사' 등 그의 작품들은 항상 돈과 섹스, 권력 등 가장 구질구질한 욕망을 직시한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메스를 들이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직설적인 화법은 특별한 쾌감을 선사하며 화제를 뿌린다. 그러나 잘못 들이댄 메스는 오히려 고통만 키운다. '돈의 맛'은 그런 작품이다. 잘못 스친 칼날이 사방 가득 역겨운 피비린내만 풍겼다. 남성판 '하녀', 아니 '하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재벌가에서 온갖 궂은 일을 처리하는 집사 같은 청년이 보게되는 잘못된 부자의 삶을 다뤘다. 하지만 최상위 1%의 모습을 다뤘다고 하기엔 너무 피상적이다. 부도덕한 성관계, 권력층..

영화 2012.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