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동화 5

판의 미로(4K 블루레이)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감독의 '판의 미로'(Pan's Labyrinth,2006년)는 역사의 아픔을 토대로 환상을 이야기하는 우울한 판타지다. 배경은 스페인 내전 막바지인 1944년. 주인공 소녀 오필리아(이바나 바케로, Ivana Baquero)는 만삭인 엄마와 함께 프랑코 정부군 장교인 새아버지 비달 대위(세르지 로페즈, Sergi Lopez)를 찾아간다. 그러나 새아버지는 모녀에게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혈통을 잇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찬밥 신세나 다름없는 오필리아는 어느 날 우연히 숲에서 지하세계 출신인 신화 속 존재 판(더그 존스, Doug Jones)을 만나며 수수께끼 같은 일을 겪는다. 이때부터 피비린내 나는 현실과 꿈같은 환상이 교차되는 기괴한 이야기..

겨울왕국 (블루레이)

디즈니 스튜디오는 이전에도 '겨울왕국'(Frozen, 2013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다. 우선 창립자인 월트 디즈니가 1930년대 '백설공주' 성공 이후 또다른 성공작을 꿈꾸며 동화에 기초한 이야기를 찾았다. 이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이끈 9명의 애니메이터, 나인 올드맨 중 한 명이었던 마크 데이비스가 안데르센 동화집을 권했다. 여기서 월트 디즈니가 선택한 작품이 바로 '겨울왕국'의 원작인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이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는 1939년 기획단계에서 작품 번호만 붙여놓고 정작 제작을 하지 못했다. 이후 까맣게 잊혀졌던 이 작품이 다시 기획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였다. 2002년과 2009년 두 번에 걸쳐 작품화가 시도됐으나 역시 여의치 않았다. 이..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블루레이)

커크 존스 감독의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Nanny McPhee, 2005년)를 처음 본 것은 유럽 출장길 비행기에서였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블루레이까지 구입했다. 이 작품은 1964년 여류 소설가 크리스티안나 브랜드가 쓴 아이들을 위한 동화 '간호사 마틸다' 시리즈가 원작이다. '간호사 마틸다' '간호사 마틸다 도시에 가다' '간호사 마틸다 병원에 가다' 등 3권의 동화를 영화 '러브 액추얼리'로 유명한 배우 엠마 톰슨이 합쳐서 각색을 했다. 엠마 톰슨은 연기도 잘하지만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비롯해 각본도 곧잘 쓴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각색과 주연까지 겸했다. 내용은 말썽꾸러기 7남매가 모여사는 집에 어느날 홀연이 나타난 유모 맥피가 착한 아이들로 만드는..

곰돌이 푸 오리지널 클래식 (블루레이)

영국 작가 A.A 밀른이 아들 로빈을 위해1924년에 쓴 동화 '곰돌이 푸'는 1960년대까지 미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곰돌이 푸가 미국에서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순전히 월트 디즈니의 공로다. 월트 디즈니는 4권의 시리즈로 나온 책들을 읽고 귀여운 캐릭터에 푹 빠져 1961년 판권을 확보했다. 이를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1966년 '곰돌이 푸와 꿀나무'(Winnie The Pooh And The Honey Tree), 1968년 '곰돌이 푸 - 폭풍우 치던 날'(Winnie The Pooh And The Blustery Day), 1974년 '곰돌이 푸와 티거'(Winnie The Pooh And Tigger Too!) 등 3편의 시리즈로 개봉했다. 덕분에 곰돌이 푸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슈렉3 (블루레이)

크리스 밀러와 라맨 허 공동 감독의 '슈렉3'(Shrek The Third, 2007년)는 망작이다. 허를 찌르는 패러디와 반전의 묘미로 사람들을 웃기고 감탄하게 했던 슈렉시리즈의 재미와 신선도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패러디 형식을 빌린 개그 애니메이션의 원조 시리즈이지만 1편과 2편을 통해 보여줄 만큼 보여줘서 그런지 이 작품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평범한 스토리에 의존한다. 왕궁 생활에 싫증난 슈렉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이을 사촌을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여기에 왕위를 노린 차밍 왕자가 슈렉 일당과 대결을 벌이면서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뻔한 모험담으로 흐른다. 패러디와 웃음 또한 아더왕의 전설을 비롯해 킹콩 등 다른 작품을 차용하는 식으로 안전하게 넘어간다. 그마나 눈길을 끈 것은 백설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