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드림웍스 6

슈렉3 (블루레이)

크리스 밀러와 라맨 허 공동 감독의 '슈렉3'(Shrek The Third, 2007년)는 망작이다. 허를 찌르는 패러디와 반전의 묘미로 사람들을 웃기고 감탄하게 했던 슈렉시리즈의 재미와 신선도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패러디 형식을 빌린 개그 애니메이션의 원조 시리즈이지만 1편과 2편을 통해 보여줄 만큼 보여줘서 그런지 이 작품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평범한 스토리에 의존한다. 왕궁 생활에 싫증난 슈렉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이을 사촌을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여기에 왕위를 노린 차밍 왕자가 슈렉 일당과 대결을 벌이면서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뻔한 모험담으로 흐른다. 패러디와 웃음 또한 아더왕의 전설을 비롯해 킹콩 등 다른 작품을 차용하는 식으로 안전하게 넘어간다. 그마나 눈길을 끈 것은 백설공..

메가마인드 (블루레이)

악당이 있어야 영웅이 빛나듯, 악당 또한 영웅이 있어야 제 역할이 산다. 그래서 악당이 영웅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톰 맥그라스 감독의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Megamind, 2010년)는 이처럼 독특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영웅이 사라진 도시에서 무료해진 악당이 돋보이기 위해 영웅을 만든다는 이야기. 하지만 정작 초능력을 부여받은 영웅은 정의의 사도 역할을 버리고 악당보다 더 못된 짓을 한다. 어쩔 수 없이 악당이 영웅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 유럽 출장길에 비행기에서 이 작품을 처음 보고 신선한 내용과 재미있는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이 작품의 묘미는 기본적인 히어로물의 설정을 뒤집은데 있다. 악당 속에서 선함을 찾고 영웅의 권태와 타락을 다루면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기 때문. 하지만 가족 영화의 한계상..

슈렉 포에버 (블루레이)

'슈렉' 시리즈가 나온 지 어느 덧 10년이 됐다. 2001년 못난이 초록색 괴물이 등장해 큰 웃음을 선사한 지 근 10년 만에 등장한 마이크 미첼 감독의 '슈렉 포에버'(Shrek Forever After, 2010년)는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못난이 괴물이 못난이 공주와 행복한 가정을 꾸려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중 못된 마법사의 꾐에 빠져 모든 것을 잃고 모험을 벌이게 되는 내용이다. 전작들이 기존의 상식을 비틀고 뒤집는 패러디와 반전에 의존했다면 이번 작품은 전혀 다른 권선징악의 단선적 구도를 채택했다. 사실 패러디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길어지면 불리하다. '못말리는...' 시리즈처럼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 그런 점에서 제작진의 선택은 영리하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는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기존 시리즈..

샤크

'슈렉'을 만든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빅키 젠슨(Vicky Jenson) 감독은 '샤크'(Shark Tale, 2004년)를 통해 바닷속 용궁을 풍자의 세계로 바꿔 놓았다. 형형색색 산호가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코랄콜라' '겁' '피시킹' 등 유명 상표를 빗댄 간판과 생선회집 등이 들어찬 바닷속 거리는 영락없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라스베이거스, 도쿄의 긴자거리를 빼닮았다. 거리뿐 아니라 캐릭터까지 실존 인물들을 흉내 냈다. 떠벌이 물고기 오스카는 윌 스미스(Will Smith), 바닷속 마피아인 상어 대부 돈 리노는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돈벌이에만 급급한 얌체 복어 사익스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을 닮았다. 화려한 지..

슈렉 2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 2'(Shrek 2, 2004년)는 잘 키운 캐릭터가 얼마나 대단한 효자상품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앤드류 애덤슨(Andrew Adamson), 켈리 애스버리(Kelly Asbury), 콘래드 버논(Conrad Vernon) 세 명이 공동감독한 이 작품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풍자와 웃음 덕분에 전편보다 더 재미있다. 이번 풍자의 대상은 예전 영화들과 비벌리힐즈 거리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스파이더맨' '플래쉬댄스' '반지의 제왕' 등 갖가지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을 흉내 낸 영상과 비벌리힐즈를 그대로 옮겨놓은 왕국의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장화 신은 고양이, 프린스 챠밍, 대모 요정 등 새로 투입된 캐릭터들 또한 슈렉, 동키 못지않은 활약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