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디미트리 티옴킨 2

황야의 7인 (블루레이)

예전에는 신년 연휴가 사나흘이었다. 갈 수록 세상이 살기 좋아지려면 휴일도 늘어야 할텐데 거꾸로 줄어들어 힘들게 하니 안타깝다. 그렇게 '신정 연휴'가 사나흘 이어지다보면 연휴 기간 내내 TV방송에서 영화들을 많이 보여줬다. 이때 자주 나온 영화가 존 스터지스(John Sturges) 감독의 명작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 1960년)이다. 이 영화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 '7인의 사무라이'를 미국식 서부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이 줄거리와 구성에서 탁월했다면, 할리우드의 리메이크작은 캐릭터의 승리다. 율 브린너(Yul Brynner),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찰스 브론슨(Charles Bronson), 제임스 코번(James Coburn), 로..

의혹의 그림자

"악당은 완전히 검은색이 아니고, 영웅도 완전한 흰색이 아니다. 세상은 모두 회색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이런 생각을 갖고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 '의혹의 그림자'(Shadow Of A Doubt, 1943년)를 만들었다. 실제로 영화 속 인물들은 이러한 이중성을 갖고 모호하게 처리됐다. 평화로운 작은 마을의 어느 가족에게 어느날 낯선 삼촌(조셉 코튼)이 찾아온다. 삼촌은 더 할 수 없이 친절하고 점잖은 신사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았는 지 아무도 모른다. 형사들이 삼촌의 뒤를 캐면서 여주인공 찰리(테레사 라이트)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빠진다. 결국 의문에 쌓인 삼촌의 정체와 마을의 이중성이 영화를 끌어가는 힘이다. 마을의 이중성은 "세상이 불결한 돼지우리라는 것을 아니? 세상은 지옥이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