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라이오넬 리치 2

슈렉 포에버 (블루레이)

'슈렉' 시리즈가 나온 지 어느 덧 10년이 됐다. 2001년 못난이 초록색 괴물이 등장해 큰 웃음을 선사한 지 근 10년 만에 등장한 마이크 미첼 감독의 '슈렉 포에버'(Shrek Forever After, 2010년)는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못난이 괴물이 못난이 공주와 행복한 가정을 꾸려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중 못된 마법사의 꾐에 빠져 모든 것을 잃고 모험을 벌이게 되는 내용이다. 전작들이 기존의 상식을 비틀고 뒤집는 패러디와 반전에 의존했다면 이번 작품은 전혀 다른 권선징악의 단선적 구도를 채택했다. 사실 패러디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길어지면 불리하다. '못말리는...' 시리즈처럼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 그런 점에서 제작진의 선택은 영리하다. 단순한 이야기 구조는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기존 시리즈..

백야

1986년 한국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그 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영화가 국내 개봉했다. 테일러 핵포드(Taylor Hackford) 감독의 '백야'(White Nights, 1985년)다. 당시 서울에서 유일한 70미리 상영관이었던 대한극장에서 이 영화를 하루에 내리 3번을 보았다. 새내기 대학생 때인 만큼 할 일이 많았던 친구는 첫 회를 같이 본 후 후다닥 달아나버렸지만 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Mikhail Baryshnikov)와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던 블라디미르 비소츠키(Vladimir Vysotsky)의 노래에 매료돼 움직일 수 없었다. 이후 바리시니코프의 팬이 돼 그가 출연한 영화 '지젤'도 보았고 나중에 '백야' 비디오테이프를 사서 영상이 뭉개질 때까지 봤다. 비소츠키 노래도 마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