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보트 감독의 '언힌지드'(Unhinged, 2020년)는 일상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 실감 나는 영화다. 이 영화는 바쁜 출근길에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는 앞차를 향해 경적을 울렸다가 끔찍한 보복 운전을 당하는 여성 운전자 얘기다. 그런데 보복의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저 길을 막아서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 운전자의 휴대폰을 빼앗아 아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살해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이쯤 되면 사이코패스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를 지나친 영화적 상상력이라고 흠잡기 힘든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해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잔혹 보복 범죄를 심심찮게 보기 때문이다. 게임으로 만난 여성이 만나주지 않는다고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 사건이나 인터넷에 올라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