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레드 에픽 2

퍼시픽 림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퍼시픽 림'(Pacific Rim, 2013년)은 한때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특촬물을 보는 듯 하다. 마치 '고질라'와 '트랜스포머'를 섞어놓은 듯한 내용은 그다지 독창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제작진은 거대 로봇이나 괴수 모두 창조적인 아이디어라고 주장하지만 저패니메이션의 로봇물과 괴수시리즈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이 같은 작품들의 팬이다 보니 결국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다보니 비싼 돈을 들여서 다시 만든 특촬물을 보는 것 같다. 문제는 독창성도 그다지 돋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한 술 더 떠 유치하기까지 하다. 차별화를 위해서 두 명의 조종사가 서로 싱크로나이즈를 통해서 로봇을 조종하는 설정을 택했는데, 마치 2인 댄스를 보는 것처럼 황..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

예전에 본 '에이리언'은 온통 충격 덩어리였다. 사람의 몸 속에서 부화해 살을 찢고 나오는 외계 생명체는 어떤 괴물보다도 무시무시한 공포를 안겨줬다. 그 작품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무서운 에이리언과 더불어 기괴한 형태의 존재였다. 에이리언이 처음 발견된 어느 혹성에 마치 의자에 앉아 천체망원경을 바라보는 듯한 거대한 형상. 에이리언을 창조한 위대한 디자이너 HR기거의 작품인 스페이스 자키라는 이 형상은 사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에이리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고민할 때 영감을 준 그림이다. 1편은 이 형상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궁금증만 남긴 채 끝났다. 그로부터 30년이 넘어 리들리 스콧 감독은 그 답을 갖고 돌아 왔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2012년)는 에이리언 시리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