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렌스 올리비에 3

머나먼 다리 (블루레이)

사람은 실패에서 배운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대배우 리차드 아텐보로가 감독한 '머나먼 다리'(A Bridge Too Far, 1977년)는 제 2 차 세계대전중 연합군의 실패를 다룬 전쟁 영화다. 제작진은 1944년 9월 감행한 마켓가든이라는 처참하게 패배한 작전을 복기하듯 영화로 다루며 전쟁의 참상을 되짚었다. 마켓가든 작전은 연합군이 독일군을 일거에 격퇴하기 위해 네델란드에 대규모 공수부대를 투입해 벌인 작전이었으나 오히려 대규모 사상자를 내며 지고 말았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역사의 사실적 재현에 비교적 충실하다. '비교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100%는 아니기 때문.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미군의 활약을 영화적으로 과장한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맥락과 무기, 복장 등에 대..

배틀 오브 브리튼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소수의 사람들에게 빚을 진 적이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10월 영국 본토 항공전을 견뎌 낸 처칠 수상의 유명한 소감이다. 영국 본토 항공전은 유럽을 휩쓴 나치 독일이 영국 본토 상륙에 앞서 1940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전투기와 폭격기를 총동원해 영국을 폭격한 사건을 말한다. 유럽에서 패퇴 후 영국으로 철수한 영국군은 중과부적 상태에서도 전투기를 각지로 산개해 독일 공군에 치명타를 안겼다. 히틀러는 1940년 9월 15일 독일 공군을 총동원해 런던을 공습하나 크게 패한 뒤 영국 본토 상륙을 무기한 연기했다. 영국은 이날을 기념해 영국 본토 항공전의 날(Battle of Britain)로 정했다. 007 시리즈로 유명한 가이 해밀턴..

월드 오브 투모로우

캡틴 스카이의 모험을 다룬 '월드 오브 투모로우'(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 2004년)는 독특한 영상이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다. 이 작품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19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 미래에서나 볼만한 기상천외한 기기들이 등장한다. 거리에 빌딩만 한 로봇들이 걸어 다니고 상공에 날개를 퍼덕이는 비행기들이 날아다닌다. 그런가 하면 주인공 캡틴 스카이의 프로펠러 전투기는 하늘뿐 아니라 잠수함처럼 바닷속도 돌아다닌다. 연료가 떨어지면 하늘에 떠있는 항공모함에 착륙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영상이 모두 가짜라는 것. 사람들을 빼놓고 건물, 기기 등 대부분이 컴퓨터 그래픽의 산물이다. 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