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완 앳킨슨 5

라이온 킹(4K)

디즈니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로저 알러스와 롭 민코프 감독의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년)이다. 이야기와 그림보다 음악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영화 성공 이후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며 황금빛으로 떠오르는 해와 함께 아프리카 말로 힘차게 터져 나오는 'Circle of Time'을 들으면 가슴이 벅차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스카가 야욕을 드러내는 장면에 흐르는 'Be Prepared'. 제레미 아이언스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합창이 더해지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음악들은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의 팝가수 엘튼 존이 작곡을 하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에비타' 등 록 뮤지컬에 빛나는 작사가 팀 라이스가 가사를 썼으며, 유명 영화음악가 ..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블루레이)

사람들의 인연에 천착했던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그의 작품 '사양'에서 인연의 붉은 실을 이야기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 발가락 끝에 보이지 않는 수 많은 붉은 실을 달고 나온단다. 발가락에 매어 있는 그 실들을 따라가면 그 끝에 평생 만나야 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다자이 오사무가 얘기하는 인연이다. '러브 액츄얼리'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마이크 뉴웰 감독이 연출한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Four Weddings And A Funeral, 1994년)은 다자이 오사무의 인연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이 친구들 결혼식에 네 차례나 참석하고 한 번의 장례식을 치르며 마주쳤던 사람 중에 진정한 인연을 만난다는 내용이다. 결국 영화는 반드시 만나야 할 인연은 어..

러브 액츄얼리 무삭제판 (블루레이)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년)는 '나홀로 집에'와 더불어 크리스마스 때 볼 만 한 낭만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 세상에 존재할 만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옴니버스식으로 담았다. 그 모든 사랑이 꼭 아름답고 행복한 것 만은 아니다. 멀리서 가슴 졸이며 바라만봐야 하는 애태우는 사랑도 있고, 둘이 좋아하지만 이루어지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랑도 있다. 반면 신데렐라식 사랑 이야기나 어린 아이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 모든 사랑의 기저에는,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본능적으로 누구를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이 깔려 있다. 그래서 보면 볼 수록 행복하면서도 아픈 작품이다. 특히 친구의 아내를 좋아하는 청년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자신의 마음을..

미스터 빈

1990년대 추석때 국내 TV 전파를 탄 뒤 너무나 유명해진 '미스터 빈'(Mr. Bean, 1990년) 시리즈는 가히 최고의 코미디물이다. 30분 안팎의 짧은 에피소드 14편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천재 영국 배우 로완 앳킨슨의 1인 연기에 의존한다.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우스꽝스러운 동작과 변화 무쌍한 표정 연기는 절로 웃음이 터지게 만든다. 덕분에 이 작품은 영국 BBC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인 60%를 기록했다. 로완 앳킨슨이 창조한 캐릭터 빈은 세계적으로 성공해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제작됐고, 장편 극영화로도 개봉했다. 그러나 극 영화는 TV 시리즈만큼 임팩트가 없어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국내에 새로 나온 DVD 박스세트는 오래전 미국에서 출시된 박스세트를 재탕한 것. 3장의 ..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로완 앳킨슨이 창조한 미스터 빈은 코미디 분야에서 손꼽을 만한 성공적인 캐릭터다. 1990~95년 영국 BBC에서 TV시리즈로 방영한 '미스터 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애니메이션과 영화 '빈'으로 재탄생했다. 스티브 벤디랙 감독이 만든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역시 그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다. 우연히 프랑스 여행상품권에 당첨된 빈이 말이 안통하는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각종 소동을 그렸다. 영화는 여정을 함께하는 소년과 단역 여배우가 동행하면서 로드 무비의 형식을 띤다. 소년과 여자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키드' '라임라이트' 등 찰리 채플린의 작품을 떠올리게 만든다. 아닌게 아니라 로완 앳킨슨의 코미디는 말보다는 행동과 표정으로 웃기는 무성 영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 즉 스크류볼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