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론 펄만 7

헬보이(4K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Hellboy, 2004년)는 마이크 미놀라의 원작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지옥에서 태어난 어둠의 영웅이 부활한 악령 라스푸틴과 대결을 벌여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독특한 설정 만큼이나 희한한 헬보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다. 기존의 사람 형상을 한 영웅들과 달리 헬보이는 거대한 뿔이 자라는 악마다. 거기에 오른손은 비정상적으로 크며 온 몸이 피처럼 새빨갛다. 칼에 베이면 피를 흘리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충격은 곧잘 견딘다. 심지어 불에 대한 내성이 대단해서 타지 않는다. 지옥에서 온 존재이니 그럴 법 하다. 영화에서는 이를 론 펄만이 연기했는데, 개성 강한 그의 마스크가 만화 속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졌다. 마치 만화책 속에서 걸어나온 것처럼..

헬보이2 골든아미(4K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2 골든아미'(Hellboy2 The Golden Army, 2008년)는 전작보다 화려하고 재미있다. 마이크 미뇰라 원작의 만화를 토대로 만든 이 작품 역시 지옥에서 돌아온 사자 헬보이와 화염을 내뿜는 리즈, 수중인간 사피엔 등 초인들이 다시 뭉쳤다. 이번에 상대는 '반지의 제왕'처럼 판타지의 세계에서 튀어나온 요정과 기괴한 생물들이다. 마치 이연걸의 봉술을 보듯 무술솜씨가 탁월한 왕자와 거대한 괴물을 상대로 헬보이가 벌이는 싸움은 그만큼 박진감있고 볼 만 하다. 전작이 헬보이를 소개하는 전초전 같은 작품이었다면 이 작품은 헬보이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 본편이라 할 만 하다. 특히 막판 무적의 기계군단과 벌이는 싸움은 액션의 백미다. 더불어 삽입곡도 좋다.특히 헬보이와 ..

블레이드2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블레이드 2'(Blade 2, 2002년)는 독특한 흡혈귀 영화다. 주인공인 흡혈귀는 지금까지 통념을 깨고 흑인이다. 거기에 사람의 피를 빨지 않고 흡혈귀들을 사냥한다. 흡혈귀 잡는 흡혈귀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됐는데, 전편의 인기를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다. 거기에는 델 토로 감독의 공포물과 액션물을 적절히 섞은 구성과 웨슬리 스나입스의 변함없는 탄탄한 액션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내용은 흡혈귀들을 잡아먹는 이색 변종 흡혈귀의 출현에 공포를 느낀 흡혈귀들이 지금까지 자신들의 적이었든 흡혈귀 잡는 흡혈귀, 즉 블레이드에게 구원을 청하는 내용이다. 블레이드는 흡혈귀고 사람이고 가리지 않고 해치는 더 큰 해악인 변종 흡혈귀를 처치하기 ..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블루레이)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마르크 카로와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The City Of Lost Children, 1995년)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작품이다. 그러나 아름답고 사랑스런 동화가 아니라 약간은 음침하며 습하고 어둡다. 젊어지기 위해 아이들을 납치한 뒤 꿈을 빫아들이는 과학자와 어린 동생을 잃어버린 거한, 도시의 뒷골목을 누비는 어린 도둑들, 벼룩을 이용한 암살자와 이를 부리는 샴 쌍둥이 자매 등 캐릭터부터 특이하다. 이들이 뒤섞여 업치락 뒤치락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주네 감독은 이를 통해 잃어버린 동심에 대한 향수와 각박하고 메마른 어른들의 세계를 그렸다. 영화가 돋보이는 것은 특이한 캐릭터와 더불어 감독이 꾸민 세계다. 시대를 알 수 없는 암울한 세계와 허름..

퍼시픽 림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퍼시픽 림'(Pacific Rim, 2013년)은 한때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특촬물을 보는 듯 하다. 마치 '고질라'와 '트랜스포머'를 섞어놓은 듯한 내용은 그다지 독창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제작진은 거대 로봇이나 괴수 모두 창조적인 아이디어라고 주장하지만 저패니메이션의 로봇물과 괴수시리즈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이 같은 작품들의 팬이다 보니 결국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다보니 비싼 돈을 들여서 다시 만든 특촬물을 보는 것 같다. 문제는 독창성도 그다지 돋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한 술 더 떠 유치하기까지 하다. 차별화를 위해서 두 명의 조종사가 서로 싱크로나이즈를 통해서 로봇을 조종하는 설정을 택했는데, 마치 2인 댄스를 보는 것처럼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