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멸망한다. 43년 전 개봉한 '혹성탈출'은 인류의 멸망을 다룬 무시무시한 재앙같은 영화였다. 그 영화가 특히나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류가 유인원의 지배를 받는 비참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끔찍했던지, 어린 시절 TV에서 본 영상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았다. 과연 인류가 어쩌다 그토록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으며, 유인원들은 어떻게 지배자가 될 수 있었을까. 1편에서는 한 줄의 암시같은 영상이 전부였다. 절반의 해답을 들고 나온 것이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의 프리퀄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년)이다. 와이어트 감독의 설정은 그럴 듯 하다.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이 급기야 침팬지에게 놀라운 변이를 일으켰고, 이들이 스스로 자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