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뤽 베송 14

레옹(4K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걸작 '레옹'(Leon, 1994년)은 뜻하지 않게 탄생한 작품이다.뤽 베송이 '제5원소'를 준비하면서 기간이 길어지자 공백을 메꾸기 위해 급히 만든 작품이다. 가볍게 소품처럼 만든 이 작품은 개봉 후 큰 주목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뤽 베송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됐다.내용은 뉴욕에 홀로 사는 이탈리아인 킬러 레옹(장 르노)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고아가 된 어린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지는 이야기다. 마약 밀매에 가담한 마약 및 총기밀매단속국(DEA) 반장 스탠필드(게리 올드만)에게 가족이 몰살당하는 비극을 겪은 마틸다는 레옹을 따라다니며 스탠필드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린다.하지만 복수라는게 그리 간단한게 아니다. 오히려 11세 소녀인 마틸다가 위험에 ..

안나(블루레이)

고독한 영웅이 어려운 상황을 혼자 헤쳐나가는 이야기는 뤽 베송 감독이 꽤나 좋아하는 설정이다. 그가 감독한 '레옹' '니키타' '루시'가 모두 이런 이야기들이고 각본을 쓴 '콜롬비아나' '테이큰'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안나'(Anna, 2018년)도 이름을 더했다. 구 소련의 비밀경찰 KGB에 픽업돼 살수(殺手)로 육성된 미모의 여인 안나(사샤 루스)가 KGB와 CIA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며 자유를 향해 몸부림을 치는 내용이다. 언제나 그렇듯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주인공은 신출귀몰한 싸움 솜씨로 적들을 물리치고 빠져나온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가녀린 여성이 적들을 짚단 쓰러트리듯 무찌르는 액션에 방점이 찍힌 영화다. 일류 스턴트팀이 가세해 만든 액션은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아귀가 ..

테이큰(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이 각본을 쓰고 제작까지 맡은 피에르 모렐 감독의 '테이큰'(Taken, 2008년)은 리암 니슨을 액션스타로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이다. 1952년생이니 촬영 당시 5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직한 무술을 선보이며 액션스타로 거듭났다. 내용은 프랑스 파리에 놀러 갔다가 알바니아 갱들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전직 CIA 요원이었던 아버지가 고군분투하는 모험담이다. 어찌보면 구성이 이보다 늦은 2010년 개봉한 이정범 감독의 '아저씨'와 닮았다. 공교롭게 두 작품의 주인공 모두 전직 특수부대 요원이고, 딸과 이웃집 소녀 모두 성노예로 팔려가거나 장기밀매를 일삼는 흉악한 갱단에게 납치됐다. 이들에 맞서 두 작품의 주인공 모두 홀로 적진에 뛰어들어 총과 맨 손을 사용한 일 당..

트랜스포터3 라스트미션(블루레이)

프랑스는 식민지로 삼았던 베트남 영향 때문인지 동양 문화 수용에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 너그러운 편이다. 68혁명때 모택동을 연호했던 혁명세대들도 그렇지만 '늑대의 후예들' '테이큰' 등 근래의 프랑스 영화들을 보면 동양 무술을 적극 차용했다.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의 '트랜스포터3 라스트미션'(Transporter 3, 2008년)도 마찬가지다. 제이슨 스타뎀이 연기한 극 중 주인공인 프랭크 마틴은 쿵푸 스타 못지 않은 뛰어난 액션으로 혼자서 수 많은 악당들을 해치운다. 전작에서는 총격전이 많이 등장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총격전보다 맨손 결투에 더 힘을 실었다. 제이슨 스타뎀은 홍콩 배우들 못지 않게 빠른 손놀림을 보여주었고 소화기와 쇠파이프 등 주변 도구들을 적극 활용한 생활 무술을 선보였다...

루시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루시'(LUCY, 2014년)는 허탈한 영화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감독의 전작인 '니키타'나 또다른 여성 전사물 '한나' '웉트라 바이올렛' 같은 액션을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웠다. 내용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생각하지도 못한 능력을 획득하게 된 여인이 복수를 벌이는 이야기다. 감독은 이를 통해 인간의 뇌 활용 능력에 궁금증을 던졌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뇌 용적의 10% 가량을 활용한다고 한다. 이를 개발해 20% 이상을 활용하게 되면 놀라운 일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아무도 거기까지 가보지 못했으니 감독의 황당한 상상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 수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폭주 기관차처럼 무한 상상궤도를 달린다. 극 중 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