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리 반 클리프 3

뉴욕탈출 (블루레이)

가끔 세상에서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난다. 2001년 9월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알카에다의 911 테러가 대표적인 경우다.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의 쌍둥이 빌딩인 무역센터를 들이받아 무너뜨리는 장면을 TV 생중계로 보면서 '저게 설마 현실일까' 싶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911 테러를 예견한 영화가 있다. 존 카펜터 감독의 '뉴욕탈출'(Escape From New York, 1981년)이 바로 그 영화다. 황당한 설정과 치기어린 구성의 B급 정서로 가득한 이 영화가 컬트 영화로 꼽히는 이유는 911 테러 발생 20년 전에 비슷한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줬고, 세계적으로 히트한 콘솔 게임 '메탈 기어 솔리드'의 영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제작 시점에서 봤을 때 미래인 1997년의 상황을 ..

속 황야의 무법자(블루레이)

'속 황야의 무법자'(for a few dollars more, 1965년)는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를 유명하게 만든 서부극 '황야의 무법자'의 속편이다. 국내 극장 개봉 제목은 '석양의 건맨'으로 비디오 출시 제목과 다르다. 이 작품은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등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만든 무법자 3부작 시리즈 중의 하나로 스파게티 웨스턴의 전범을 이룬 명작이다. 내용은 현상범을 쫓는 두 명의 바운티 헌터가 은행강도를 추격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살인과 학살을 신사도와 정의로 가장한 할리우드 서부극과 달리 스파게티 웨스턴은 돈을 좇아 몰려든 사내들의 혈투..

석양의 무법자 (CE)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의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년)는 영화보다 "빠라빠라 바~"로 이어지는 주제곡으로 더 유명하다.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작곡한 주제곡은 독특한 멜로디와 더불어 서부극의 상징이 됐다. 영화는 원제가 말해주듯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리 반 클리트(Lee Van Cleef), 일라이 왈라치(Eli Wallach) 등 세 배우가 연기한 악하고 선하고 추한 개성이 뚜렷한 세 인물이 숨겨놓은 금화를 둘러싸고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레오네 감독은 추리극을 연상케 하는 줄거리와 독특한 캐릭터, 장대한 풍경이 펼쳐지는 영상으로 서부극도 한 편의 서사시가 될 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