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리 언크리치 2

코코 (블루레이)

리 언크리치 감독의 애니메이션 '코코'(Coco, 2017년)는 디즈니 작품 치고는 독특하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세계를 다뤘다. 보통 사후세계라면 어둡고 음산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 작품이 다룬 사후세계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다. 오히려 생활고에 찌든 산 자들의 세계보다 먹고 살 걱정이 없어 그런지 더 화사하다. 사후세계를 이렇게 묘사한 것은 멕시코의 전통 풍습에 기인한다. 이 작품은 멕시코의 전통인 '죽은 자들의 날'에서 소재를 빌려왔다. 죽은 자들의 날은 매년 10월 31일에서 11월 2일까지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추모하는 멕시코의 명절이다. 이 기간에 사람들은 묘지를 찾아가 꽃과 등불로 장식을 한 채 음식을 먹으며 죽은 사람들을 추억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이때..

토이스토리3 (블루레이)

책장 한켠에 국민학교때 읽던 계림문고가 아직도 꽂혀있다. 소중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그 가치는 책값을 뛰어 넘는다. 중학생 시절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던 삼중당문고, 아리랑사의 학생소설선집 등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기에 '토이스토리3'(Toy Story3, 2010년)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앤디가 차마 장난감을 떼어놓지 못하는 심정을 알 것 같다. 리 언크리치 감독의 이 작품은 추억과의 이별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 수록 좋든 싫든 이별하는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별이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법, 특히 좋았던 추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작품은 장난감이라는 소재를 통해 추억과 이별하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법을 그렸다. 정작 장난감들이 벌이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