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야 2

2012(4K 블루레이)

예전에 미 우주항공국(NASA)은 최악의 SF 영화로 '2012'(2009년)를 꼽았다. 재난 영화 전문가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태양의 이상 활동으로 중성미자가 증가하면서 지구에 과도하게 쏟아진 중성미자가 지구의 핵을 끓어오르게 만들어 지각이 제멋대로 흔들리고 화산 폭발, 해일 등 각종 재난이 발생해 인류가 멸망하는 내용이다. 개봉 당시 영화를 본 사람들이 실제로 인터넷 등을 통해 걱정을 쏟아내자 NASA에서 영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웹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NASA가 이 작품을 최악의 SF 영화로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NASA는 태양의 중성미자가 전파 수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지구의 핵을 녹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블루레이 부록에서 자연재해를 경고하기 위해..

아포칼립토(블루레이)

슈테판 츠바이크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에서 "한 인간의 몰락만이 이길 수 없는 운명의 거대한 힘에 맞서 싸우도록 만든다"라고 썼다. 멜 깁슨이 각본을 쓰고 감독, 제작까지 한 '아포칼립토'(Apocalypto, 2006년)는 이 말에 딱 들어맞는 영화다. 마야 문명이 지배하던 중남미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어느 부족이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또 다른 부족의 습격을 받아 풍비박산 난다. 친구와 아버지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도한 주인공은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아내와 자식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고도 힘든 싸움을 벌인다. 그렇지만 피비린내나는 싸움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시각처럼 광기일지는 몰라도 결코 야만이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개 돼지처럼 땅바닥에 몸을 굴리는 부족이나 앞선 문명으로 거대한 피라미드를 쌓은 민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