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이애미 5

스카페이스(4K 블루레이)

'세상은 나의 것이다.(The World is Yours)' 브라이언 드 팔머(Brian De Palma) 감독의 '스카페이스'(Scarface, 1983년)는 강렬한 문구 만큼이나 화끈한 영화다. 1932년 폴 무니를 유명하게 만든 흑백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쿠바 이민자 출신의 갱이 마약으로 떼돈을 벌었다가 허망하게 스러져가는 얘기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밑바닥 인생이 부의 정점까지 올랐다가 쓰러지는 과정을 냉정하게 묘사했다. 그 속에는 레이건 정권 시절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던 미국의 어두운 그늘도 녹아 있다. 개봉 당시 미국은 영화처럼 마약이 급증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겉으로는 흥청망청 번영을 누리는 것 같았지만 속으로는 내홍을 겪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미국은 1980년대 아메리..

분노의 질주2: 패스트 & 퓨리어스2(4K 블루레이)

존 싱글턴 감독의 '패스트 & 퓨리어스2'(2Fast 2Furious, 2003년)는 '분노의 질주' 속편이다. 국내 개봉 제목을 왜 일관성없이 저렇게 붙였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전작만 못해서 이를 가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원제대로라면 속도와 액션의 강도가 2배쯤 강해져야 맞을텐데, 실제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거액의 출연료를 요구한 빈 디젤 대신 무게감이 가벼운 타이레스 깁슨이 들어가면서 영화의 진중함은 그만큼 떨어졌다. 꿋꿋이 자리를 지킨 폴 워커는 빈 디젤에 비하면 당시 스타로서의 비중은 떨어지는 편. 그렇다보니 영화는 1편보다 긴장감이 덜하면서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늘어진다. 전편을 능가하지 못하는 속편의 전형적인 사례가 된 작품. 내용은 전작과 이어지지 않는다. 무대도 전편의 LA에서 마이..

나쁜 녀석들2 (4K 블루레이)

두 명의 건들거리는 형사 콤비가 등장해 요란한 액션을 선사하는 '나쁜 녀석들 2'(Bad Boys 2, 2003년)는 전편보다 액션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동원된 무기나 병력을 보면 거의 전쟁영화 수준이다. 언제나 물량 공세로 승부를 보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작품답게 이번 작품 역시 액션 장면 하나 만큼은 화려하다. 수십 대의 자동차를 깡통처럼 길바닦에 굴리며 자동차 추격 장면을 찍는 것으로도 부족해 쿠바 군대까지 동원해 일대 살상극을 벌인다. 도대체 두 주인공이 일하는 마이애미 경찰서가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모르겠지만 액션 장면만 놓고 보면 두 명의 형사는 마약단속반이 아닌 람보같은 특수부대원같다. 전세계 극장 개봉 성적은 전편을 뛰어넘었지만 평가는 혹평 일색이었다. 대부분의..

마이애미 바이스(블루레이)

'마이애미 바이스'는 198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다. 돈 존슨과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가 형사 콤비를 이뤄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이었다. 특히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의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돈 존슨이 섹시 가이로 인기를 끌었다. 'morning train'과 007 주제가 'for your eyes only'로 유명한 시나 이스튼도 이 시리즈에 출연한 적이 있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스타스키와 허치' 시리즈하고 맥이 닿아 있다. 스타스키와 허치, 마이애미 바이스의 소니와 리카도는 앞 뒤 가리지 않고 저돌적으로 달려 들어 사건 해결을 하는 돌격파 형사들이다. 이들을 통해 관객들은 화끈하고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여기 주목한 마이클 만 감독이 같은 제목(Miami Vice..

스타스키와 허치

'스타스키와 허치'(Starsky & Hutch, 2004년)는 1970년대 미국 인기 TV시리즈를 토드 필립스(Todd Phillips) 감독이 다시 만든 영화다. 마이애미의 가상도시 베이시티에서 일하는 두 형사가 마약거래상을 쫓는 얘기. 액션보다 코미디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주연인 스타스키와 허치에 각각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 있는 벤 스틸러(Ben Stiller)와 오웬 윌슨(Owen Wilson)을 캐스팅했다. 덕분에 영화는 시종일관 재미없는 개그에 초점을 둔 코미디가 돼버렸다. 원래 TV시리즈는 국내에서도 흑백 TV 시절 방영돼 꽤 인기를 끌었다. 국내 방영시 배한성, 양지운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원작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스타스키와 허치의 인기 비결은 미국판 '투캅스'식 일탈에 있다. 일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