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이클 빈 3

에이리언2 (블루레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에이리언2'(Aliens, 1986년)는 여성판 람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편이 폐쇄된 공간에서 미지의 적이 주는 두려움에 초점을 맞춘 공포물이라면, 속편인 이 작품은 에이리언들과 벌이는 처절한 전투에 초점을 맞춘 액션물이다. 그 중심에 여전사의 원조인 리플리(시고니 위버)가 자리잡고 있다. 리플리는 해병대도 못해낸 일을 혈혈단신으로 뛰어들어 종횡무진 총을 난사하며 여왕 에이리언을 무찌른다. 공포물이 액션물로 바뀐 원인은 감독 및 각본을 쓴 제임스 카메론 감독 때문이다. 처음부터 전편과 차별화한 액션물을 지향했던 카메론 감독은 '터미네이터'를 만든 장기를 살려 액션을 집중 부각시켰다. 덕분에 영화는 공포감이 줄어든 대신 람보처럼 신나는 활극이 됐고, 그대로 흥행으로 이어졌다. ..

툼스톤 (블루레이)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1848~1929년)는 미국 서부개척사를 대표하는 실존 인물이다. 특히 카우보이 영화에 자주 등장한 정의로운 보안관의 표상으로 꼽힌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사건은 1881년 10월26일 미국 캔자스주 툼스톤에서 벌어진 OK목장의 결투다. 와이어트는 형 버질, 동생 모건, 친구 닥 할리데이와 함께 보안관을 살해한 클린턴 패거리를 찾아가 전광석화같은 총솜씨로 6명의 악당들을 무찌른다. 이 이야기는 워낙 유명해 '황야의 결투' 'OK목장의 결투' '와이어트 어프' 등 여러 편의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실상도 과연 영화와 같을까. 스파게티 웨스턴의 대표주자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할리우드 서부극은 엉터리다. 실제 서부는 폭력과 공포, 생존 본능으로 가득찬 세계였다"며 "보안관 와이..

터미네이터(블루레이)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1980년대 중, 고등학교에서 시험이 끝나면 단체로 극장에 영화 관람을 갔다. 고맙게도 우리 학교는 고 3도 예외가 아니었다. 햇볕 따뜻한 1985년 5월, 중간고사 후 단체 관람 영화는 '머나먼 다리'였다. 소싯적에 단체로 졸며 봤던 기억이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다른 길로 샜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단성사와 피카디리가 마주 보고 있던 종로 3가다. 당시 피카디리에서는 잭 니콜슨이 등장하는 마피아 영화 '프리찌스 오너'를 했고, 건너편 단성사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사내가 나오는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1984년)를 상영했다. 그때 터미네이터는 수개월째 장기 상영 중이었지만 정보에 어두웠던 우리는 잭 니콜슨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무척이나 졸린 '프리찌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