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 70년대 영화들은 국내 개봉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직역하거나 영어 제목을 우리 말로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예전에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내일을 향해 쏴라' '석양의 무법자' 등 분위기에 맞는 의역이 돋보였다. '작은 사랑의 멜로디'(Melody, 1971년)도 마찬가지다. 여주인공 이름을 딴 원제와 달리 국내 개봉 제목은 영화의 분위기가 함축적으로 잘 살아있다. 당시 대부분 27세의 젊은이들이 만든 이 영화는 흔히 영국판 '소나기'에 묘사된다. 열 살짜리 소년 소녀들이 사랑에 눈을 떠 결혼하는 내용 때문이다. 그러나 황순원의 소설과 달리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된다. 두 아이의 사랑은 풋풋하며 순수하고 그들이 벌이는 소동은 때론 사뭇 즐겁기까지 하다.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