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크 레스터 2

작은 사랑의 멜로디

1960, 70년대 영화들은 국내 개봉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직역하거나 영어 제목을 우리 말로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예전에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내일을 향해 쏴라' '석양의 무법자' 등 분위기에 맞는 의역이 돋보였다. '작은 사랑의 멜로디'(Melody, 1971년)도 마찬가지다. 여주인공 이름을 딴 원제와 달리 국내 개봉 제목은 영화의 분위기가 함축적으로 잘 살아있다. 당시 대부분 27세의 젊은이들이 만든 이 영화는 흔히 영국판 '소나기'에 묘사된다. 열 살짜리 소년 소녀들이 사랑에 눈을 떠 결혼하는 내용 때문이다. 그러나 황순원의 소설과 달리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된다. 두 아이의 사랑은 풋풋하며 순수하고 그들이 벌이는 소동은 때론 사뭇 즐겁기까지 하다. 특히..

코만도 (DE)

고등학교를 다니던 1980년대 중반은 람보와 코만도의 시대였다. '람보' 실베스터 스탤론은 70년대 '록키'로 워낙 유명한 스타였지만 '코만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혜성처럼 나타난 액션스타였다. 지금도 아놀드를 처음 봤을 때 기억이 또렷하다. 84년 고 2 중간고사가 끝나고 단체 영화관람을 갈때 친구들 몇몇과 빠져나가서 종로로 달려갔다. 그때 단성사 간판을 가득 메운 사나이가 바로 '터미네이터'에 얼굴을 내민 아놀드였다. 물론 그 이전에 '코난' 시리즈로 주목을 받았지만 아놀드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작품은 바로 '터미네이터'였다. 이듬해 아놀드는 '코만도'(Commando, 1985년)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근육질의 사나이가 총을 다부지게 움켜쥐고 활약하는 내용은 통쾌 그 자체였다. 특히 람보처럼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