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티유 카소비츠 3

고티카 (블루레이)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고티카'(Gothika, 2003년)는 공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공포물이라기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그만큼 추리소설처럼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무섭지 않은 점이 한계다. 내용은 유령이 씌운 여의사가 벌인 살인 사건에 얽힌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이야기다. 주연은 할리 베리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았다. 배우도 배우이지만 관심을 끄는 사람은 바로 배우 겸 감독인 마티유 카소비츠다. 흑백의 강렬한 이미지로 강한 인상을 준 '증오' 이후 나름 작품 속에 문제의식을 담아 주목을 받은 인물이어서 과연 그가 만든 공포물은 어떨 지 궁금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면 공포물 도전은 그닥 성공적이지 못하다. 공포물인데도 불구하고 극한의 두려움으로 밀어붙이는 공포나 충격이 없다. 피칠갑을 한 시체나 ..

아멜리에 (블루레이)

짧게 자른 단발머리, 커다란 눈을 뒤룩뒤룩 굴리며 엉뚱한 생각을 하는 아멜리에는 4차원 소녀다. 그가 벌이는 엉뚱한 짓은 때로는 악동같고 때로는 웃음이 나올 만큼 유쾌하며 때로는 어이없다. 종잡을 수 없는 4차원 소녀의 기행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잃어버렸던 어렸을 적 꿈을 되돌아보고, 훌쩍 커버린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그래서 영화 속 이 대사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어릴 땐 시간이 안가다가 갑자기 쉰 살이 되지."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아멜리에'(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 2001년)는 그런 영화다. 세상과 동떨어져 외톨이로 지내는 4차원 소녀의 꿈과 희망을 주네 감독 특유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영상으로 꾸며 놓았다. 배우들이 관객을 향해 말을 걸고,..

뮌헨

1972년 9월5일. 독일 뮌헨 올림픽 도중 테러단이 올림픽 선수촌을 급습한다. 테러단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서 분파한 극좌파 조직 검은9월단. 이들은 팔레스타인 죄수의 석방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잡았다. 이스라엘의 여성 수상 골다메이어는 끝까지 테러범들과의 협상을 거부한 채 강경 대응한다. 결국 독일 정부가 협상에 나섰고, 테러범들에게 탈출용 비행기를 제공한다. 독일 정부는 비행장에 저격팀을 몰래 대기시켰다가 검은9월단과 총격전을 벌인다. 결국 인질로 잡혔던 이스라엘 선수들은 테러범들에게 전원 사살된다. 이튿날, 올림픽조직위는 죽어간 11명의 선수들을 애도하며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오륜기를 조기로 게양했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골다메이어 수상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