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말린 애커맨 2

왓치맨(얼티밋 컷, 블루레이)

슈퍼 히어로물에 철학적 깊이를 부여한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앨런 무어의 그래픽 노블 '왓치맨'이다. 이 작품은 핵 전쟁에 대한 공포와 매카시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미국을 배경으로 자경단처럼 활약한 초영웅들의 선악을 넘나드는 고뇌를 다뤘다. 1987년부터 88년까지 12권으로 발행된 원작은 마치 철학의 존재론과 인식론을 날줄과 씨줄로 삼은 듯한 깊이감과 메시지 덕분에 만화로는 유일하게 1988년 SF최고 권위상인 휴고 상을 받았고, 타임지 선정 1923년 이후 발간된 100대 소설에 들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주제가 심오하고 묵직하다. 이를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이 훌륭한 영상(Watchmen, 2009년)으로 옮겨 놓았다. 원작의 기기묘묘한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했고, '매트릭스'를 연상케 하는 ..

락 오브 에이지 (블루레이)

1980년대는 하드록, 특히 헤비 메탈의 시대였다. 80년대 초반 치기어린 고교생 시절, 아이들은 가요나 팝을 들으면 부끄러워했고 록이나 메탈을 들어야 음악 좀 듣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바람에 '빽판' 장사들만 돈을 벌었다. 록이나 메탈은 워낙 국내에 금지곡이 많아 라이센스반은 여러 곡이 잘린 채 출반됐기 때문에 주로 황학동이나 세운상가 등을 뒤져 음질은 나쁘지만 금지곡이 온전히 수록되고 가격도 싼 백판들을 주로 샀다. 그만큼 80년대는 록이 인기를 끌었다. 가뜩이나 암울했던 시절, 들끓는 청춘의 에네르기를 달래기에는 폭발적인 록 사운드만한게 없었기 때문. 아담 쉥크만 감독의 뮤지컬 영화 '락 오브 에이지'(Rock of Ages, 2012년)는 LA 메탈이 득세하던 1987년 할리우드의 선셋스트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