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모노노케 히메 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블루레이)

일본 저패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매년 여름이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는 산장을 신슈에 갖고 있다. 그는 그 곳에 친구 내외와 딸을 자주 초대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당시 10세 남짓한 친구의 딸이 뛰어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또래 소녀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구상했다. 그렇게 만든 작품이 바로 장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단순히 영감을 받은 것 뿐만 아니라 주인공 치히로의 모습도 친구 딸과 똑같이 그렸다. 나중에 극장에서 이 작품을 본 친구 부부는 딸이 나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영화 개봉 뒤 많은 사람들은 작품 해석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미하엘 하네케 감독 말마따나 그것은 보는 사람들의 시각일 뿐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평론가..

모노노케 히메 (블루레이)

지브리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1997년)는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독특하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비행 장면 등 하늘에 대한 동경과 서구식 이야기로 풀어가는 서양 문화에 대한 집착이 보이지 않는다. '이웃집 토토로'처럼 일본 고유의 문화를 다룬, 탈 서양적인 작품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작품은 일본 고유의 전승 설화에 의존하고 있다. 내용은 인간의 자연파괴에 분노한 짐승들이 인간을 공격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인공과 원령공주, 즉 모노노케 히메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 유럽의 민담을 1740년 프랑스 여류작가 가브리엘 수잔 바르보 드 빌레느브가 정리한 '미녀와 야수'의 흔적을 찾기도 하는데, 하야오 감독은 여기서 모티브만 빌렸다. 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