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모스크바 7

더 스파이(블루레이)

1962년 발생한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0년대 발생한 가장 심각한 사건이었다. 냉전 시대 핵 위기의 상징 같은 이 사건은 구 소련이 미국의 코 앞인 쿠바에 핵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면서 비롯됐다. 본토 전역이 핵 미사일의 사정거리에 놓이는 미국은 이를 용납하지 않고 해상 봉쇄에 들어가면서 자칫 잘못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뻔한 일촉즉발의 위기를 야기했다. 결국 소련은 핵 미사일을 싣고 쿠바로 향하던 함대를 되돌려 전쟁의 위기를 모면했다. 이 사건은 미국과 소련 정상이 핫 라인을 개통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당시 언론들은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수 싸움이 얽힌 양측의 외교전을 강조했다. 하지만 훗날 밝혀진 기록을 보면 당시에는 공개할 수 없었던 치열한 ..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4K 블루레이)

톰 클랜시(Tom Clancy)가 창조한 영웅 잭 라이언이 등장하는 소설은 몇 번 영화화됐다. 잭 라이언이 나오는 소설 중 가장 훌륭한 '붉은 10월'을 비롯해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명령' '썸 오브 올 피어스'까지 4편이 제작됐다. 그동안 알렉 볼드윈(Alec Baldwin),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 벤 애플렉(Ben Affleck) 등이 잭 라이언 역할을 맡았다. 그중에서 가장 잘 어울렸던 인물은 '패트리어트 게임'과 '긴급명령' 두 편에 출연한 해리슨 포드다.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Jack Ryan: Shadow Recruit, 2014년)의 제작진도 그렇게 생각해서 해리슨 포드에게 출연을 제의했다. 그러나 해리슨 포드가 다른 작품 출연 때문에 고사하면서 네 번째 잭 ..

안나(블루레이)

고독한 영웅이 어려운 상황을 혼자 헤쳐나가는 이야기는 뤽 베송 감독이 꽤나 좋아하는 설정이다. 그가 감독한 '레옹' '니키타' '루시'가 모두 이런 이야기들이고 각본을 쓴 '콜롬비아나' '테이큰'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안나'(Anna, 2018년)도 이름을 더했다. 구 소련의 비밀경찰 KGB에 픽업돼 살수(殺手)로 육성된 미모의 여인 안나(사샤 루스)가 KGB와 CIA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며 자유를 향해 몸부림을 치는 내용이다. 언제나 그렇듯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주인공은 신출귀몰한 싸움 솜씨로 적들을 물리치고 빠져나온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가녀린 여성이 적들을 짚단 쓰러트리듯 무찌르는 액션에 방점이 찍힌 영화다. 일류 스턴트팀이 가세해 만든 액션은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아귀가 ..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4K 블루레이)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원작을 잊어도 좋을 만큼 재미있는, 오히려 원작을 능가하는 흔치 않은 작품이다. 단순 리메이크로 원작을 다시 흉내 낸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액션과 스토리를 재창조한 리빌드이다. 특히 4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2011년)은 화려한 액션과 웅장한 스케일로 전작들을 압도한다. 감독은 뛰어난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과 '라따뚜이'를 만들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두 번이나 받은 브래드 버드가 맡았다. 톰 크루즈의 추천으로 메가폰을 잡은 그는 실사 영화는 이번에 처음 만들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 뛰어난 연출 솜씨를 이번 작품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며 훌륭한 실사 데뷔에 성공했다..

다이하드 : 굿데이 투 다이 확장판 (블루레이)

다이하드 시리즈의 주인공 존 맥클레인은 원맨 히어로의 전형이다. 특히 미국에 침투한 테러리스들을 혼자서 혼내주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그의 활약은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아메리카니즘하고도 잘 맞아 떨어진다. 그만큼 미국인들이 이 시리즈에 열광할 만 하다. 비단 미국인들이 아니어도 제목처럼 죽을 만큼 힘든 상황에서 주인공이 벌이는 호쾌한 액션은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따라서 '다이하드'도 '람보'처럼 할리우드식 액션 영웅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자연 다이하드 시리즈가 개봉할 때 마다 사람들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1편 이후 후속작들은 신선도가 떨어진 생선처럼 점점 액션 영웅의 아우라를 잃어 갔다. 이를 극복하고자 4편부터 전투기를 등장시키는 등 물량 공세로 전환했다. 존 무어 감독이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