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무용 2

아멜리아 (블루레이)

무용극 '아멜리아'(Amelia, 2002년)는 에드아르드 록이라는 위대한 안무가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돋보기에 만든 작품이다. 9명의 무용수가 등장해 1시간가량 펼치는 이 공연은 영상을 위해 제작된 현대 발레다. 엄밀히 말하면 발레라고 한정 짓기 힘들 만큼 현대 무용과 체조, 마임 등이 뒤섞여 있으며 다분히 영상을 위한 카메라 워크와 조명이 적절하게 가미됐다. 즉 이 작품은 무대 위에서 공연용으로 제작된 게 아니라 아예 상영을 목적으로 만든 영상물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발레 공연이라면 보기 힘든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안무가가 강조하는 메시지와 느낌을 전달한다. 마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서부극을 보는 것처럼 극단적인 클로즈업으로 인물의 얼굴을 크게 잡거나 부감샷을 통해 무용수들이 그려내는 도형 같은 이..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블루레이)

발레 공연에 익숙한 사람들도 매튜 본의 무용극 '백조의 호수'(Matthew Bourne's Swan Lake, 2012년)를 보면 당혹스러울 수 있다.우리가 익히 아는 그 공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한마디로 파격적이다.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동일하게 사용하지만 기존 발레극의 모든 것을 뒤업는 파격을 통해 가치 전복을 시도한다. 가장 놀라운 것은 백조들이다.이 공연의 백조들은 모두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성들이다. 하늘하늘한 레이스가 달린 흰색 발레복을 입은 여성들이 차이코프스키의 곡에 맞춰 우아하게 무대 위를 수놓는 모습은 볼 수 없다.대신 거친 남성들이 위압적이며 거칠고 폭력적인 백조를 연기한다. 때로는 그 모습이 기괴하고 공포스럽기까지 하다.이 같은 백조의 변신은 출발부터 다른데서 시작됐다.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