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미키 루크 11

씬시티2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만든 '씬시티'(http://wolfpack.tistory.com/entry/씬시티)는 프랭크 밀러의 원작인 그래픽노블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각광을 받았다. 흑백의 강렬한 영상은 마치 그래픽 노블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9년 만에 나온 '씬시티2: 다크히어로의 부활'(Sin City: A dame to kill for, 2014년)은 여전히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영상이 잘 살아 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를 공동 감독으로 끌어 들여 원작에 실린 두 편의 이야기 외에 영화를 위해 두 편의 이야기를 추가해 총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전작에서 인기를 끈 마브(미키 루크), 낸시(제시카 알바)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새로운 얼굴로 조니(조셉 ..

툼스톤 2 (블루레이)

로엘 르네 감독의 '툼스톤 2'(Dead in Tombstone , 2013년)는 제목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OK 목장의 결투와 전혀 상관없는 영화다. 금광이 발견된 마을을 습격한 강도들과 이들을 해치우는 주인공의 대결을 다룬 서부극이다. 하지만 서부극만으로 단정짓기 애매한 부분은 판타지 요소가 결합됐기 때문. 지옥의 귀신이 더 많은 영혼을 잡아들이기 위해 주인공을 부활시켜 복수를 하게 만드는 설정이다. 황당한 스토리 만큼 내용이나 액션도 실망스럽다. 단선적인 복수극 위에 주인공의 요란한 총질을 슬로 모션 등을 섞어 잔뜩 멋부렸지만 인상적이지 못하다. 이야기 속에서 액션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지나치게 액션 장면의 묘사에만 치중했기 때문. 그렇다고 액션 장면이 눈길을 끌만큼 영상이 뛰어나면 모르..

매드 매드 대소동

배금주의에 대한 풍자를 이토록 명쾌하게 그린 영화는 없다.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의 '매드 매드 대소동'(It's A Mad Mad Mad Mad World, 1963년)은 약 3시간 동안 요란하게 펼쳐지는 소동을 따라 웃다보면 정당한 대가없이 돈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느낄 수 있는 코미디다. 그만큼 메시지 전달이 명확하면서도 재미 또한 놓치지 않는 아주 잘 만든 영화다. 내용은 우연히 자동차 사고현장에서 죽어가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거액의 돈상자 얘기를 듣고 이를 찾아나선 사람들의 소동을 다뤘다. 제목에 '미쳤다'는 뜻의 mad가 여러 번 들어갈 만큼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행동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들의 소동을 보다 보면 돈에 눈이 뒤집히면 이렇게 되지 않겠냐는 감독의 반문이 들리는 것 ..

와일드 오키드

잘만 킹 감독은 1980~90년대 비디오키드들에게 에로티시즘의 교과서였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불법 복제한 해외 포르노물을 제외하고는 잘만 킹이나 비기스 루나, 틴토 브라스 등의 작품이 버젓이 비디오대여점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에로물이었다. 잘만 킹은 비디오시리즈인 '레드슈 다이어리' 이전에 만든 '나인 하프 위크' '투 문 정션' '와일드 오키드' 세 작품으로 확고한 명성을 얻었다. 이 중 '와일드 오키드'(Wild Orchid, 1990년)는 남녀 주연인 미키 루크와 캐리 오티스의 실제 정사 논란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내용은 '나인 하프 위크' '투 문 정션'과 비슷하다. 남자를 제대로 모르던 얌전한 여인이 욕망에 눈 뜨면서 희한한 체험을 하는 이야기다. 수동적이었던 여성이 적극적으로 변..

나인 하프 위크 (블루레이)

인터넷이 없던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 잘만 킹 감독의 작품들은 금기시된 것들을 알려주는 교과서였다. 당시 비디오대여점에 꽂힌 '레드슈 다이어리' '투 문 정션' '와일드 오키드' 같은 그의 작품들은 피 끓는 청춘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그만큼 1980, 90년대 청춘들에게 잘만 킹은 음지의 스승인 셈이다. 원래 잘만 킹은 배우였다. 그러나 배우로서 별반 재미를 보지 못하자 잘만 킹은 소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제작 쪽으로 돌아섰다. 그 첫 작품이 그가 제작한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나인 하프 위크'(9 1/2 Weeks, 1986년)다. 원래 잘만 킹이 감독하려 했으나 초보인 그에게 작품을 선뜻 맡기는 사람이 없어, 당시 '플래시댄스'로 주가를 올린 애드리안 라인을 감독으로 끌어 들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