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밀라노 5

하우스 오브 구찌(블루레이)

1995년 3월 2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발생한 마우리찌오 구찌(Maurizio Gucci) 살해 사건은 꽤 충격적이었다. 사무실로 출근하다가 괴한이 쏜 네 발의 총탄을 맞고 숨진 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계적 명품업체 구찌(Gucci)의 상속자였다. 그런데 살인범을 잡고 보니 뜻밖의 범인이 따로 있었다. 살인을 교사한 배후는 바로 구찌의 이혼한 전처 파트리찌아 레지아니였다. 구찌 가문의 비극적인 집안사 백만장자였던 마우리찌오 구찌는 보잘것없는 운수업자의 딸 레지아니와 사랑에 빠져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했다. 그러나 행복한 결혼 생활은 잠시였고 1983년 경영권을 승계받은 뒤부터 구찌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제품 판매는 예전같지 않았고 아버지 로돌프 구찌가 죽고 나서 야심 찬 집안사람들이 제각..

안나(블루레이)

고독한 영웅이 어려운 상황을 혼자 헤쳐나가는 이야기는 뤽 베송 감독이 꽤나 좋아하는 설정이다. 그가 감독한 '레옹' '니키타' '루시'가 모두 이런 이야기들이고 각본을 쓴 '콜롬비아나' '테이큰'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안나'(Anna, 2018년)도 이름을 더했다. 구 소련의 비밀경찰 KGB에 픽업돼 살수(殺手)로 육성된 미모의 여인 안나(사샤 루스)가 KGB와 CIA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며 자유를 향해 몸부림을 치는 내용이다. 언제나 그렇듯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주인공은 신출귀몰한 싸움 솜씨로 적들을 물리치고 빠져나온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가녀린 여성이 적들을 짚단 쓰러트리듯 무찌르는 액션에 방점이 찍힌 영화다. 일류 스턴트팀이 가세해 만든 액션은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아귀가 ..

인터내셔널 (블루레이)

톰 티크베어 감독의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 2009년)은 잘 만든 스릴러다.이 작품은 테러리스트나 반정부단체 등에 무기 밀매를 알선해 주거나 돈세탁, 불법 자금을 대출해 주고 돈을 버는 다국적 은행 이야기다.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은행이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싶은데 놀랍게도 실화다.실제 내용을 약간씩 바꾸고 액션을 가미했지만 기본 소재는 1991년 발생한 국제신용상업은행(BCCI)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파키스탄의 금융가 아베디가 세운 BCCI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 지점을 두고 금융거래를 했다.이들은 정상적인 금융 거래 외에 독재자들에게 자금 세탁을 해주거나 반정부단체, 테러리스트들의 무기 밀매를 알선해 주고 돈을 벌었다. 북한이 시리아에 판매한 스커드 미사일,..

밀라노-바르셀로나

이탈리아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까지 비행기로 1시간 10분이 걸린다. 이베리아 항공이라는 지역 항공사의 50여 명쯤 타는 소형 제트기를 타고 갔다. 그래도 스튜어디스가 2명이나 된다. 바르셀로나는 우리로 치면 부산쯤 되는 스페인의 항구도시다. 인구는 260만 명. 도시에 들어서면 멀리서도 금방 알아볼 만큼 커다란 F1 국제자동차 경주장이 보이는데, 희한하게도 자동차 산업이 전무하다. 대신 항공기 산업이 발달해 있다. 국가의 주수입은 40%가 관광, 나머지는 농사로 버는 농업국가다. 그래서 그런지 3GSM이라는 유럽 최대의 이동통신 행사가 열리는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인터넷이 아예 안되거나 연결돼도 수시로 끊어진다. 대신 여기저기 볼거리는 많다. 바르셀로나 최고의 명물인 가우디(Antoni..

여행 2006.02.25

토리노-밀라노

토리노(Torino)에서 자동차로 2시간 남짓 달려 이탈리아(Italy)에서 2번째로 큰 도시 밀라노(Milano)에 들렸다. 인구 230만 명인 이곳에 약 1,000명의 한인 교포가 살고 있다. 직물로 유명한 도시답게 이를 상징하는 바늘과 실의 조형물이 시 한복판에 서 있다. 밀라노는 239년 로마제국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서로마제국의 수도로 삼았던 도시다. 역사적으로는 313년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가 발표한 밀라노 칙령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로마제국에서 기독교가 용인되며 한동안 박해받던 교인들의 종교의 자유를 누리며 포교를 할 수 있게 됐다. 밀라노는 토리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도시다. 그만큼 유명한 밀라노 대성당을 비롯해 베르디의 '나부코'와 '오델로', 푸치니의 '나비부인', 벨리..

여행 200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