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박신양 3

달마야 놀자(블루레이)

박철관 감독의 코미디 '달마야 놀자'(2001년)는 기존 조폭 영화들과 결이 다른 영화다. 이 영화는 깡패들끼리 주먹다짐에 초점을 맞춘 기존 조폭 영화와 달리 조폭들과 중들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웃음을 줬다. 내용은 다른 조직과 싸움을 벌인 조폭 재규(박신양) 일당이 피신한 곳이 하필 절이다. 당연히 이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중들과 재규 일당은 그때부터 서로 기싸움을 벌인다. 어떻게든 절에 머물려는 재규 일당과 이들을 쫓아내려는 중들은 서로 시합을 벌인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웃음의 소재가 조폭들의 싸움과 욕설이 아닌 중들과 조폭이라는 황당한 조합이다. 오히려 이 영화는 험한 욕설이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삼천배 대결, 주지승의 수수께끼 같은 화두 풀기, 족구와 369게임, 화투 등..

범죄의 재구성 (블루레이)

악인들의 세계를 즐겨 다루는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2004년)은 범죄 3부작의 시작이다. 사기꾼이 나오는 이 작품으로 출발해 도박꾼이 나오는 '타짜', 도둑이 나오는 '도둑들'로 이어진다. 이 작품들을 보면 일종의 패턴이 있다. 여러 명의 스타가 우루루 나와 저마다 가진 개성과 특기로 팀웍을 이뤄 한 탕 사건을 벌이는 것. '이탈리안 잡'이나 '오션스 일레븐' 같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이다. 여기에 마치 김수현 드라마를 보듯 캐릭터들은 어찌 그리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대사를 쉼없이 내뱉는 지 할리우드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그의 영화는 지극히 이국적이다. 그 색다름이 그의 영화가 주는 재미이자 생경함이다. 즉, 재미있으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낯설음이 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

4인용 식탁

이수연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4인용 식탁'(2003년). 다른 사람의 과거를 알아낼 수 있는 여자와 귀신을 본 남자가 만나는 심리 미스터리물이다. 공포물에 처음 도전한 박신양과 엽기녀 이미지에서 탈피를 시도한 전지현이 출연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귀신이나 잔혹한 장면 없이 공포감을 주는 시도는 좋았으나 산만한 구성과 미흡한 설명 때문에 난해한 작품이 돼 버렸다. 보고 나면 더위를 날려버리는 공포보다 찝찝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특히 쓸데없이 과도한 음량으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잡스러운 장난이 불쾌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화질은 무난하다. 실버 리텐션 처리된 화면은 그라인더로 곱게 갈아낸 것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돌비 디지털 5.1과 DTS를 지원하는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