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방학기 2

형사 Duelist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신중현의 노래 '미인'의 한 구절이다.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2005년)는 '미인'같은 영화다. 처음 볼 때는 도대체 무슨 얘기인 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지만 두 번, 세 번 되풀이해 보며 곱씹을수록 보이지 않던 그림과 이명세 특유의 멋이 우러난다. 대신 이명세 스타일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영화평론가 강한섭은 "이명세에 대한 정보와 애정이 없다면 화가 날 영화"라고 평했다. 이유는 줄거리보다 영상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만화가 방학기의 '다모'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좌포청 포교 남순이 위조화폐범을 좇는 이야기지만 실상 액션과 사건풀이보다 남순(하지원)과 악당 슬픈 눈(강동원)의 엇갈리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언뜻 보..

바람의 파이터

양윤호 감독의 '바람의 파이터'(2004년)는 일본에서 극진 가라데를 창설하고 전 세계를 돌며 무술 고단자들과 대결을 벌인 최배달의 젊은 날을 다루고 있다. 방학기의 만화 '바람의 파이터'가 원작. 영화는 최배달이 일본에 밀항해 갖은 수모를 당한 끝에 산속에 들어가 혼자 무술을 연마하고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그때부터 그는 미야모토 무사시처럼 도장 격파에 들어간다. 전국 유명 도장을 돌며 무술인들과 싸움을 벌였던 것. 그렇게 이름을 날린 그는 훗날 자신의 경험을 살려 극진 가라데를 만든다. 젊은 날의 최배달을 연기한 양동근은 얼핏 보면 안 어울릴 것 같은데 그럭저럭 잘 소화했다. 싸움 장면도 그럴듯하게 처리를 해서 그런대로 볼 만하다. 예전 이 영화의 일본 현지 촬영을 취재 간 적이 있는데, 제작 현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