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베리 소넨필드 4

블러드 심플(블루레이)

특이한 소재의 영화를 잘 만드는 코엔 형제는 출발부터 독특했다. 조엘(Joel Coen)과 에단 코엔(Ethan Coen) 형제의 장편 데뷔작인 '블러드 심플'(Blood Simple, 1984년)은 인간의 욕망과 오해가 빚는 핏빛 드라마다. 아내 애비(프랜시스 맥도먼드 Frances McDormand)가 부정을 저지른다고 의심한 남편 마티(댄 헤다야 Dan Hedaya)는 사립탐정 비저(M. 에멧 월쉬 M. Emmet Walsh)를 고용해 뒤를 캔다. 이 과정에서 탐정 비저는 술집을 운영하는 남편 마티의 돈을 탐내 가짜 증거로 그를 위험에 빠트리고 돈을 가로챈다. 아내 애비와 불륜 관계인 술집 종업원 레이(존 게츠 John Getz)는 마티를 위험에 빠트린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애비로 오해한다. 그 바..

아리조나 유괴사건 (블루레이)

1984년 '블러드 심플'로 데뷔한 코엔 형제의 영화는 언제나 특이한 소재로 허를 찌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들의 두 번째 작품 '아리조나 유괴사건'(Raising Arizona, 1987년)도 마찬가지. 아기를 낳지 못하는 부부가 아이가 많은 집에서 아기를 유괴해 키우는 이야기다. 부부의 조합도 특이하다. 어수룩한 전과자가 남편(니콜라스 케이지)이고, 전직 경찰이 부인(홀리 헌터)이다. 여기에 탈옥한 남편의 친구가 찾아오고 수류탄으로 무장한 현상금 사냥꾼이 아기를 잃은 부모를 대신해 추적에 나서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언뜻보면 무시무시하고 심각할 것 같지만 내용은 요절복통 코미디로 흐른다. 아기를 유괴하는 과정이나 아기를 위해 강도짓을 할 때, 탈옥한 죄수 및 현상금 사냥꾼과 싸울 때도 뜻하지 않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 (블루레이)

과연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롭 라이너 감독의 유명 로맨틱 코미디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When Harry Met Sally, 1989년)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가져봄직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감독의 사견부터 말하자면 불가능하다는 것. 롭 라이너 감독은 "이성간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닌게 아니라, 영화는 서로 친구로 지내지만 이성관이 달라 애인으론 부적합하다고 생각한 두 남녀가 연인이 된다. 실생활에서도 보면 남녀간에는 묘한 긴장이 흐른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밥 한끼 먹자"는 말도 동성간에는 부담없이 받아들이지만, 이성간에는 여러가지를 재고 고민한다. 여기에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나 인생 경험의 다소가 상관없다. 결국 서로 다른 성적 ..

맨 인 블랙 (블루레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에는 외계인이 사람들과 섞여서 살아갈 날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꼭 착한 외계인만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개중에는 범죄자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 베리 소넨필드 감독의 '맨 인 블랙'(Men In Black, 1997년)은 이 같은 발상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로웰 커닝햄의 원작 만화가 나올 당시에는 참신한 아이디어였지만 이후 하도 외계인 영화가 많이 등장해 식상한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외계인에 집착하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했다는 점도 그 식상함에 한 몫 한다. 얘기도 만화의 황당무계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에게 딱 어울리는 작품. 1080p 풀HD 영상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