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복싱 3

그루지 매치 (블루레이)

'록키'(http://wolfpack.tistory.com/entry/록키-DE)의 록키 발보아와 '분노의 주먹'(http://wolfpack.tistory.com/entry/분노의-주먹-SE)의 제이크 라모타는 실베스터 스탤론과 로버트 드 니로를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두 배우가 자신들을 유명하게 만든 캐릭터를 제대로 비틀었다. 피터 시걸 감독의 '그루지 매치'(Grudge Match, 2013년)는 록키와 라모타의 권투 대결을 다룬 스포츠 코미디다. 실명 그대로 등장하지 않지만 두 배우의 설정과 장면들은 누가 봐도 록키와 라모타이다. 지난 4월 터키행 비행기에서 처음 봤는데, 큰 웃음이 터지는 작품은 아니지만 원작을 슬쩍 슬쩍 비튼 장면들이 나름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그만큼 원작을 알고 보면..

록키4 (블루레이)

실베스터 스탤론이 극본을 쓰고 감독, 주연한 영화 '록키4'(Rocky 4, 1985년)는 권투에 반공과 냉전 논리를 끌어들인 황당한 작품이다. 2미터 가까운 무적의 구 소련 선수와 혈투를 벌이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지만 내재된 논리는 황당하고 유치하다. 하지만 이는 스탤론 한 사람만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당시 시대적 분위기가 그랬다. 이 영화가 미국서 개봉한 1985년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신 냉전논리가 최고에 이른 때였다. 1984년 미국 LA에서 열린 제 23회 올림픽은 미국이 보이콧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대한 보복으로 구 소련과 동구권,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더기로 불참하며 반쪽짜리 대회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건 행정부는 소위 '스타워즈'로 통하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밀어..

록키2 (블루레이)

흔히들 영화 '록키'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의 재현이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미국은 누구에게나 성공할 기회를 준다는 것. 무일푼 무명 복서가 세계 헤비급 챔피언과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과연 록키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을까. '록키2'(Rocky2, 1979년)는 이에 대한 대답이다. 전편에서 록키(실베스터 스탤론)는 얼굴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싸웠지만 판정패했다. 영화는 이를 상기시키면서 아쉬운 록키의 꿈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물러나고 3년이 지나서, 록키는 약이 바짝 올라 리턴매치를 청한 아폴로를 맞아 이번에는 진짜 헤비급 타이틀을 걸고 챔피언 전을 치른다. 재력, 체력, 훈련, 경륜 등 무엇 하나 록키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럴수록 도전의 가치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