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2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블루레이)

"이런게 사람 사는 거지". 1998년 촬영 당시 71세의 이브라힘 페레는 뉴욕의 밤거리를 걸으며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댔다. 이브라힘은 195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쿠바의 가수였다. 한동안 잊혀졌던 그는 1997년 전세계를 강타한 음반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덕에 되살아나 그래미상까지 받고,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했다. 이브라힘은 심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다 말고 멈춰서 야경을 찍었다.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밤이면 암흑천지인 하바나에서 온 그에게 생전 처음 본 뉴욕은 별천지였다. "아내와 왔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주름 가득한 이브라힘의 얼굴에 못내 아쉬움이 가득했다. "저게 자유의 여신상이라고? 아냐. 그럴리 없어. 저렇게 작지 않아." 1950년대 뉴욕에 들려 자유의 여신상을 봤던 루벤 곤..

치코와 리타 (블루레이)

한때 쿠바 음악사에서 사라졌던 존재인 베보 발데스는 라틴 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18년생인 그는 1940, 50년대 쿠바 음악을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바탕가 리듬의 창시자로 꼽힌다. 당시 쿠바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름을 날렸던 그는 1960년 스웨덴 공연 도중 잠적했다. 어떤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그는 모든 명성과 기회를 다 던져버리고 여인과 살림을 차렸다. 생계는 조그만 호텔의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해 이어갔다.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사라진 지 34년, 그는 1994년 새 앨범을 들고 돌아 왔다. 지금도 그 여인을 보면 가슴이 뛴다는 그는 당시 80세가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연주로 그래미상을 두 번이나 받으며 다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