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브라이언 싱어 11

엑스맨 아포칼립스(블루레이)

브라이언 싱어(Bryan Singer) 감독의 '엑스맨 아포칼립스'(X-Men: Apocalypse, 2016년)는 이야기가 과거로 돌아가 엑스맨의 결성을 다룬 프리퀄이다. 이야기는 먼 옛날부터 신으로 숭배받은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오스카 아이삭 Oscar Isaac)가 수천 년 동안 이집트 무덤 속에 잠들어있다가 1983년 다시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아포칼립스는 마치 성경 속 묵시록의 네 기사처럼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 Michael Fassbender), 스톰(알렉산드라 십 Alexandra Shipp), 샤일록(올리비아 문 Olivia Munn), 엔젤(벤 하디 Ben Hardy)을 수하로 거느리고 다니며 타락한 인류를 멸망시키고 새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여기에 영재학교를 만들어 돌연변이들..

보헤미안 랩소디

1980년대는 금기의 시대였다. 서슬 퍼런 군사 정권 아래에서 영화 음악은 물론이고 책, 방송까지 모든 문화활동이 철저한 정부의 검열을 받았다. 이념을 떠나 조금이라도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철저하게 금지시켰다. 영화는 무조건 가위질당했고 책이나 음악은 금서나 금지곡으로 묶여 시중에서 사라졌다. 당시 록 음악 꽤나 듣는다는 록 키즈들 사이에 인기 있던 영국 밴드 퀸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노래 'Killer Queen' 'Bicycle race' 'Death On Two Legs' 등 숱한 곡이 국내에서는 금지곡으로 묶였고, 가장 결정적인 히트곡 'Bohemian Rhapsody'도 국내에서는 금지곡이어서 음반으로 발매되지 않았다. 이유도 가지가지였는데, 보헤미안 랩소디의 경우 염세적..

영화 2018.11.10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블루레이)

드디어 엑스맨도 로봇과 전쟁을 시작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X-Men: Days of Future Past, 2014년)는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을 없애기 위해 개발된 강력한 로봇 병기 센티넬과 맞서 싸우는 엑스맨들의 활약을 다뤘다. 여기에 '터미네이터'처럼 시간 여행 개념이 적용돼 엑스맨들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최대 위협적인 존재들과 대결을 펼친다. 마치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를 섞어 놓은 듯한 분위기다. 공교롭게 엑스맨들을 위협하는 존재도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센티넬과 닮았다. 과거와 미래의 캐릭터들이 공존하는 만큼 배우들 또한 예전 엑스맨 시리즈와 액스맨 퓨처 패스트 시리즈의 배우들이 모두 등장해 기대를 모았다. 그만큼 같은 캐..

엑스맨2 (블루레이)

갈등은 증폭되고 반목하는 집단간에 적대감이 더욱 고조진다. 당연히 증가한 분노만큼 싸움도 커져 요란한 파괴전이 벌어진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2'(X2, 2003년)는 전편보다 스케일이 한층 커졌고 메시지가 명확해졌다. 늘어난 돌연변이에 불안감을 느낀 장군이 돌연변이들의 씨를 말리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며 엑스맨과 적대 세력간에 대대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잘못된 편견에 실어 엉뚱한 대상에게 쏟아붓는 여성혐오처럼 이 작품 속 돌연변이들은 분풀이의 대상이 됐다. 이들을 통해 싱어 감독은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편협한 사회의 굴절된 시선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하고 있다. 전편처럼 울버린을 중심으로 눈에서 광선을 내뿜는 사이클롭스, 폭풍을 부르는 스톰, 뛰어난 ..

엑스맨 (블루레이)

스탠 리가 이야기를 만들고 잭 커비가 그림을 그린 만화 시리즈 '엑스맨'은 나와 다른 존재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작품 속 돌연변이라는 가상의 존재들은 다른 피부, 인종, 국적을 지난 사람들을 대신한다. 비단 이런 조건 뿐 아니라 성소수자, 장애인, 소외계층 등 사회적 약자일 수도 있다. 과연 이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얼마나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는 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런 작품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흑인 민권운동과 히피즘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다인종 다민족 국가의 연합이라는 미국의 특수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과연 원작 만화가 던진 질문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이 1960년대 과거의 유물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여전히 21세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