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리치(Guy Ritchie)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스내치'(Snatch, 2000년)는 재기 발랄한 영화다. 강도들이 훔친 거액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악당들이 물고 물리는 황당한 소동을 다뤘다. 등장인물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일 때문에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킨다. 어수룩한 흑인 강도들과 최강의 킬러가 튕긴 총알에 쓰러지는 장면 등 어처구니없는 설정이 헛헛한 웃음을 자아낸다. 자칫하면 어수선하고 정신없을 법 한데 아귀가 잘 맞도록 깔끔하게 구성했다. 그만큼 가이 리치 감독의 B급 정서와 영리한 연출이 빛을 발했다. 베니치오 델 토로(Benicio Del Toro), 브래드 피트(Brad Pitt), 비니 존스(Vinnie Jones ), 제이슨 ..